이기민기자
미국이 워싱턴 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돌입하자 중국은 신흥국·개발도상국과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우군' 확보에 나서는 한편 러시아와 해상에서 합동 훈련을 벌이며 맞불을 놨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전날 자국을 방문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우마로 시소코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관계와 개도국 간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중국을 견제하는 메시지가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신흥국·개도국과 손을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하시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을 포함해 방글라데시 경제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국경분쟁 당사국인 인도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중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지원을 받은 인도와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도 무역과 인프라 투자 등의 차원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엠발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기니비사우와의 관계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미국이 아프리카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서아프리카의 관문인 기니비사우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합동 훈련도 진행했다. 중국군 제2호 항공모함 산둥함 전단은 지난 9일 '제4차 중러 아시아·태평양 합동 해상 순찰'이 진행 중인 서태평양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국 해군은 2021년 협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합동 해상순찰을 시작했으며, 올해가 네 번째다. 앞서 러시아 타스통신은 지난 4일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호위함 소베르센니함과 중국 052D형 구축함 인촨함, 054A형 호위함 헝수이함, 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 등이 중러 합동 해상 순찰을 시작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