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노동조합이 합병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회사 내부에서도 고용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1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노조 측은 "항공산업 독과점으로 요금이 오르고 서비스 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일자리 감소가 확실시되고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양사 합병은 9부 능선을 넘었다. 유럽연합(EU) 측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합병 반대보다는 합병 후 고용보장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는 "고용 보장하겠다던 대한항공은 접견 요청에도 수개월째 묵묵부답"이라며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조종사를 에어인천으로 강제 승계 시 단체 사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도 배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노조뿐만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합병 이후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일정 기수 이하 승무원만 합병 후 대한항공으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산하 저비용항공사(LCC)로 넘어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마침 아시아나항공이 5년 만에 진행한 신규채용에서 객실승무원 직군은 제외되자 구성원들은 더욱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직 향후 인력 배치 등에 대한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구성원들도 불안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연말부터 합병 작업이 본격화하면 저성과자들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좌천성’ 파견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 수준의 인력 교통정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