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나면 다 죽을 듯'…'무더기 하자' 신축 아파트, 전남도 점검 시행

사전점검서 하자 5만8000건 발견
휜 외벽·바닥 틈새 등 중대 하자도

최근 사전 점검에서 5만여 건에 이르는 무더기 하자가 나온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 대해 무안군청에 이어 전라남도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이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이 아파트의 하자 발생은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글 작성자 A씨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다수의 사진을 첨부했다. 그는 "한눈에 봐도 보이는 건물 외벽의 휜 모습. 지진 나면 전부 다 죽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건물의 외벽이 실제로 휜 듯한 모습이다. 그는 건물 내부 사진도 공개하면서 "타일이랑 벽 라인도 수직, 수평 안 맞고 난리 났다"며 "탑층 실외기실 슬라브는 벌써 내려앉고 있고 콘크리트 골조가 휘어졌다"고 덧붙였다.

전남 무안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외벽이 휘어 있다. [이미지출처=보배드림 캡처]

A씨는 화장실 날림시공을 비롯해 창과 바닥 사이에 틈새가 있는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이 밖에도 입주 예정자들이 지적한 주요 하자로는 창틀과 바닥이 밀착되지 않아 뚫려 있는 것, 욕실 벽 속 폐기물 발견, 울퉁불퉁한 벽면 등이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후분양이 답이다", "큰 지진 나면 어쩌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800여 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5만8000여 건의 하자가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아파트는 유명 건설사가 시공한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에서 입주 예정자들의 분노가 더 커지고 있다. 분양 당시 이 아파트는 '서남권 최초 명품 브랜드 아파트'를 내세워 홍보했다.

무안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타일이 깨져있다.[이미지출처=보배드림 캡처]

입주 예정자들은 무안군청 홈페이지에 120건 넘는 공개 민원 글을 올리면서 "지자체 권한으로 준공 허가를 내주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이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는 입주 예정자 30여 명이 모여 피켓과 현수막을 손에 들고 시위를 벌였다.

무안군청은 8일 외부 전문 업체를 통해 안전 진단을 시작했으며 심각한 하자가 발견될 경우 준공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도청도 품질 점검에 전문가 12명을 투입했다. 무안군은 전남도 품질점검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사에 하자 시정을 요구하고 이행 내용 확인 절차를 마쳐야 준공승인을 내주겠다는 방침이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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