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혀온 제임스 불라드 전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고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점도표에 동의를 표했다.
제임스 불라드
불라드 전 총재는 9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점에서는 위원회(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제롬 파월 Fed)의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들의 최선의 추측은 여전히 올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기본 전망(base case)"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에서 열린 HSBC 글로벌 투자 서밋에 참석한 그는 "꽤 강한 경제와 함께 매우 성공적인 (통화)정책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Fed에 있어, 많은 일이 제대로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간 확인된 지표상으로도 Fed의 금리 인하가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회복력 있는 경제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로 이동함에 따라 불라드 전 총재가 올해 3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Fed 당국자들로부터 신중론이 잇따르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Fed는 3월 점도표에서 기존의 연내 3차례 인하 가능성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당국자들로부터는 2차례, 1차례 심지어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도 연내 2차례 인하 전망이 우세해진 상태다. 견조한 경제지표,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 등을 고려할 때 Fed가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진단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자리를 옮긴 불라드 전 총재는 Fed에 있을 당시에도 고강도 금리 인상을 주장해 강경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돼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더욱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통신은 불라드 전 총재가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막기 위해 더 적극적인 정책조치를 지지해왔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따라 관건은 앞으로 공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지표들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오는 10일 발표되는 3월 CPI가 전년 대비 3.4%,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7%, 전월 대비 0.3% 올랐을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날 공개되는 3월 FOMC 의사록 내에 당국자들의 연내 금리 경로 전망 등이 어떻게 담겼을지도 눈길을 끈다.
이번 주에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의 발언도 예정돼있다. 앞서 데일리 총재는 금리 인하가 급하지 않다면서도 올해 3차례 인하를 예고한 Fed의 점도표가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