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국내 10개 금융지주회사가 지난해 약 21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감독 당국은 금융지주회사의 자본 적정성 등 주요 경영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정이하여신 확대에 따른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 및 건전성 제고를 추진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10개 금융지주회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한국투자·메리츠)의 지난해 합산 당기순이익(잠정)이 연결 기준 21조524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전년(21조4470억원) 대비 0.04%(776억원)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10개 금융지주의 자회사 등 소속 회사 수는 4.1%(13개 사) 증가한 329개 사로 조사됐다. 지난해 연중 25개 사가 자회사로
편입되고, 12개 사가 정리된 데 따른 것이다.
총자산은 전년 말(3418조1000억원)) 대비 3.3%(112조6000억원) 늘어난 3530조7000억원이었다. 총자산 대비 권역별 비중은 은행이 전년 대비 0.1%포인트(p) 74.9%로 가장 높은 가운데 금융투자(10.3%), 보험사(6.8%), 여전사 등(6.7%)이 뒤를 이었다. 자산증감을 보면 은행, 금융투자, 여전사 등은 각기 3.2%(81조1000억원), 13.3%(42조8000억원), 2.4%(5조6000억원)씩 증가했지만 보험은 9.1%(24조원) 감소했다.
또 순이익 중 권역별 비중(개별 기준)은 은행이 61.9%로 가장 높았고 보험(13.5%), 금융투자(11.2%), 여전사 등(11.0%)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증감에선 은행은 5.4%(7863억원), 보험은 43.6%(1조146억원) 증가했지만 금융투자는 37.9%(1조6986억원), 여전사 등은 24.6%(8902억원)가량 감소했다.
은행계 지주회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의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 자본 비율은 모두 규제 비율을 상회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들의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 자본 비율은 각기 15.83%, 14.56%, 12.90%로 전년 대비 각 0.22~0.31%포인트씩 증가했다.
이들 금융지주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를 보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말(0.49%) 대비 0.23%포인트 상승한 0.72%였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전년 말(170.5%) 대비 19.9%포인트 하락한 150.6%였다.
아울러 부채비율은 전년 말(29.0%) 대비 1.8%포인트 내린 27.2%였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전년 말(114.3%)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114.2%였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을 일컫는 말로, 자회사 출자 여력 지표로 활용된다.
금감원은 이런 지난해 금융지주회사 실적과 관련해 자산 성장세는 둔화하고 당기순이익은 2021년 이후 유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자본 적정성 등 주요 경영지표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이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금융지주그룹의 잠재 위험요인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분석 및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자회사 등의 해외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투자 등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 및 건전성 제고를 위한 지주의 통할 기능 강화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