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비틀즈 리더 존 레논을 살해한 총알이 '경매'에 올라올 뻔했으나, 이내 자취를 감췄다. 경매사가 스스로 경매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미 폭스 뉴스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경매소 '앤더슨 & 갈랜드'가 총알 경매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총알은 1980년 뉴욕 맨해튼에서 살해범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존 레논을 살해할 때 쓴 총기에서 나온 증거물이다.
총알은 이후 유족에게 전달됐으나, 유족은 수령을 포기했다. 이후 영국 노섬브리아주 경찰이었던 브라이언 테일러에게 양도돼 최근까지 그의 자택에 보관됐다.
경매에 올라올 뻔했던 총알. [이미지출처=앤더슨 & 갈랜드 홈페이지]
테일러가 총알을 손에 넣은 경위는 다음과 같다. 사건 당시 테일러는 뉴욕 경찰과 함께 범행 현장을 순찰했다. 당시 그는 수사에 투입된 유일한 영국 경찰이었다.
사건 종료 후 테일러는 뉴욕 경찰 법의학 수사부 박물관에 총기가 보관된 것을 봤다. 당시 뉴욕 경찰 측은 비틀즈 팬이었던 그에게 위로 삼아 총기 격발을 권했다. 테일러는 총을 쏜 뒤, 카트리지(총알을 보관하는 탄약통)를 기념품 삼아 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총기는 여전히 뉴욕 경찰 법의학 수사부 박물관에 보관된 상태다.
이후 그는 자신의 집에 카트리지를 걸어놓고 보관해 왔다. "경찰 시절 그의 경력을 상기하기 위한" 물건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매소 홈페이지는 "테일러의 가족은 이제 역사적인 물건이 존 레논의 진정한 팬에게 돌아가야 할 때라고 결정했다"며 총알을 경매에 올린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존 레논(왼쪽)을 총격 살해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이 총알은 이제 경매에 올라오지 않을 예정이다. 보통 경매소가 경매를 스스로 취소하는 이유로는 품목의 가치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거나, 경매 대상의 진품 여부가 의심될 때 정도다.
경매소는 왜 경매를 포기했을까. 앤더슨 & 갈랜드 측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독특한 물건이 경매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좀 으스스할 정도"라며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경매가 이뤄질 만한 수요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도 여전히 대체할 수 없는 흥미로운 기념품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총알 경매'에 대한 비틀즈 팬들의 반감도 영향을 줬을 거라는 시각이 있다. 비틀즈 팬이 모인 세계적인 홈페이지 '레딧 비틀즈 페이지'에는 최근 경매를 비판하는 글이 게재됐다.
팬들은 "이 경매에 관한 모든 게 날 역겹게 만든다", "박물관에 들어가는 건 이상하지 않지만, 개인 수집가가 이런 걸 소장품으로 구매한다는 건 이상하다", "대체 어떤 진짜 비틀즈 팬이 스타를 죽인 물건을 원하겠나" 등 날 선 글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