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가 입시 비리 관련 재판 1심 선고를 앞둔 가운데 "10년간 사회적 성취를 모두 내려놓은 조민에게 형벌은 가혹하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 내용이 공개됐다.
'조민씨에 대한 현명한 판결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1일 구글독스에 "2019년부터 5년 동안 한국 사회에 공정과 상식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피고인 조민에게 사법부의 포용과 관용을 바라는 마음으로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1심 판결은 오는 3월 22일 선고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피고인 조민은 입학사정관 제도가 도입된 이후 대학에 진학했고, 그 시기 학생들은 교과 외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을 하며 미래를 위한 꿈을 키웠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과학고나 외고 같은 특목고가 유리했고, 교수·의사 등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부모가 많은 연유로 체험활동은 양적·질적으로 평균 이상이었던 것이 사실이며, 이점 때문에 시민들이 특권이라 비난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적 성취에 따라 기회가 다른 것은, 아프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피고인의 아버지도 여러 차례 국민께 사과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한영외고를 졸업했다. 탄원서는 입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조씨 개인에게 온전한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입시 제도를 설계하고 감독하는 것, 학생들이 투명하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나아가 더 나은 입시 시스템을 만들 책무는 우리 기성세대에게 있다"며 "체험활동의 부정확성은 자율성을 강화하는 입시제도로 가는 과도기의 부작용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바로잡아야 할 과제"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학생 개인에게 온전히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피고인 조민은 지난 10년간 자신이 얻은 모든 사회적 성취를 내려놓았고, 고려대와 부산대 소송을 취하하고 의사면허마저 자진 반납했다. 법의 적용 이전에 지난 10년간 피땀으로 일궈온 성과를 내려놓는 것으로 스스로 책임을 물은 것인데 이보다 더 큰 뉘우침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탄원서는 "피고인은 자기 일로 아픈 어머니가 1152일이나 복역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아버지도 5년째 재판 중이며 동생마저 학위를 반납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저희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식과 관련하여 크든 작든 비슷한 실수와 잘못을 하며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피고인 조민을 지켜보는 것이 마음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다. "동시에 자신의 잘못을 겸허하게 성찰하며 더 나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대견함을 느끼기도 한다"라고도 했다.
이들은 재판장에 대한 간곡한 호소로 탄원서를 마무리했다. "진심 어린 반성으로 논란과 연관된 모든 사회적 성취를 내려놓은 한 청년에게 그것으로도 모자란다고 형벌을 더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겠는지요. 잘못에 비례한 벌을 통해 사회의 규범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사법부의 공정하고도 인간적인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태어난 나라에서 떳떳하고 성실하게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가고자 처음으로 돌아가 다른 인생, 다른 진로를 모색하겠다는 청년에게 관용을 베푸시어 채찍보다는 용기를 북돋워 주시기를 간곡히 탄원합니다"
한편 조씨는 최근 약혼 사실을 공개하고 유튜브를 통해 결혼 준비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조국 전 장관은 "상대는 어려웠던 시절 딸 옆에서 굳건히 서 있던 청년"이라며 "양가 축복 속에 약혼하게 됐다. 두 청춘의 앞길에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고 축복했다. 약혼 공개 이후 조씨의 지지자들의 후원금이 쇄도하자 조씨가 "약혼 발표 후 제 은행 계좌가 잠시 공개됐나 보다. 공개하거나 공개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제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