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5999원씩 카드 긁은 약사와 지인들…890명에 무슨일이

신한 '더모아카드' 고객 890명 카드 정지
약사들 지인, 가족 동원해 부정 이용
약사 1명이 100만원 넘게 적립하기도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000원 단위 미만 금액을 모두 현금성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신한 더모아카드'를 일부 약사들이 부정하게 결제하는 사례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한카드는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고객 약 900명의 카드를 정지하기로 했다.

참고용 사진으로 본문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22일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 고객 890명이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위반했다고 판단, 개별 안내 및 소명 절차를 거쳐 이들의 더모아카드를 29일부터 정지할 예정이다.

신한카드가 파악한 890명은 전부 약사 혹은 약사의 지인·가족들이다. 해당 약사들이 자신과 지인, 가족 등의 카드를 이용해 부정 사용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A약국 주인과 B약국 주인이 서로의 약국에서 매일 5999원씩 결제하는 식이다. 또 특정 제약 도매몰 등에서 고객 10명가량이 매일 5999원씩 결제하는 경우도 파악됐다. 신한카드는 매일 카드번호별 승인 순서가 동일하고, 승인 시간 간격이 1∼2초에 불과해 한 사람이 카드를 모아두고 순차적으로 결제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방식으로 약사 1명이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포인트를 적립한 경우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한 가맹점에서는 1일 1회 최대 999원만 적립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30여곳 가맹점에서 매일 5999원씩 결제한 셈이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한카드는 고객의 자택·직장과 멀리 떨어진 특정 가맹점에서 매일 비슷한 시간에 결제가 일어나는 행태 등을 고려해 이들이카드를 양도·양수하거나 물품이나 용역 없이 신용카드로 거래한 것처럼 꾸미는 등 여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소송 등을 준비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에 카드 정지를 추진하는 것은 일부 고객에게 한정된 조치"라며 "일부 고객들의 무분별하고 위법적인 카드 사용 행태로 인해 다수의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일부 고객에게 집중됐다"고 했다.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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