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을 3개월 앞둔 1월15일을 목표로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원내·원외를 가리지 않고 여야 거물급 정치인과의 접촉을 지속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를 꾸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5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내년 1월15일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의 법적 사퇴 시한(1월11일)과 구정 연휴가 시작되는 시점(2월9일)을 고려해 '디데이'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더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되는 '호남 지역', 그리고 '수도권'을 주된 지지 기반으로 하는 신당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 되거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밀려난 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 '비명계'로 분류되는 설훈 의원, 윤영찬 의원을 비롯한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과 꾸준히 교감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신당이 '제3지대 빅텐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등과 '연대 의사'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전날 KBS라디오에서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과는 뜻을 모을 수 있겠다는 여지를 발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도 회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진보'와 '중도 보수' 간의 만남이 신당으로 이어진다면 총선을 앞두고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내부에서 부정적인 판단이 커지면서 무산되는 흐름이다.
이 전 대표는 연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비판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도, 민주당 역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사쿠라(정치권에서 변절자를 뜻하는 용어)'라고 비난했으며, '친문계' 인사로 분류되는 윤건영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에서 "(신당 창당을)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