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人터뷰]김병욱 '공정과 함께 성장을 함께 말하는 민주당 만들겠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 인터뷰
'글로벌경쟁력강화를 위한 민주당 의원 모임' 만들어
횡재세 논란에 대해서도 이견…"횡재가 정말 맞나"

"더불어민주당이 ‘공정’이라는 두 글자로만 기업을 평가하고, 기업 정책을 관통하는 화두로 삼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공정’과 더불어 ‘성장’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이런 것들을 추가해 앞으로 기업 관련 정책을 만들어 기업을 키워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사진)은 지난 4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글로벌경쟁력강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모임(글로벌경쟁력 모임)’을 만든 이유를 이같이 소개했다. 민주당에 덧씌워진 반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기업과 함께하는 성장 담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출신 3인이 의기투합해 만든 글로벌경쟁력 모임은 9차례 모임을 통해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카카오모빌리티, 신한투자증권, MBK파트너스 등을 만나 기업들의 성장 비결 등을 청취하고, 보다 나은 경쟁력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논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넘어 대기업 오너 경영의 장점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더해졌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진보적인 부분만 부각됐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기업관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 대표도 (사실) 기업에 프랜들리(친화적)한 성향을 갖고 있다"며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게 (이 대표가) 기본소득, 청년수당 얘기하니 기업들로부터 빼앗는다고만 생각하는데, 기업이 자율적으로 창의적으로 경영활동을 잘해서 이익을 많이 내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개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업들이 낸 세금 집행에 있어서 기본소득 등과 같은 분배의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횡재세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밝혔다. 그는 "횡재라는 게 하늘에서 뚝 떨어졌어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 은행들의 고수익의 핵심은 부채가 늘면서 이익이 늘어난 것"이라며 추진 방향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금 또는 부담금 등의 횡재세 부과 방식보다 그는 "사회적 기여를 늘리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올해 2월 은행과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들이 햇살론(저신용·저소득 서민에게 연 10.5% 이하 저금리로 대출)의 출연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글로벌경쟁력 모임을 만든 이유는.

▲민주당에 덧씌워진 이미지 가운데 반기업 이미지가 분명히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민주당은 계급정당이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 대중정당이자 수권을 준비하는 국민정당이다. 기업들과 서로 소통하고 대기업 목소리에 기울인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민주당의 반기업 이미지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고도화된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기업을 통해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글로벌 경쟁력 기술 패권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글로벌 경쟁력에서 앞서가려면 어쨌든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기업이 큰 축이다.

-앞으로 모임 방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자동차, 전기차, 바이오, 이차 전지, 태양광 기업 등을 봤을 때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답이 아니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훨씬 더 전략적인 판단과 빠른 의사결정, 대규모 투자가 따라야 한다. 과연 전문 경영인 체제였다면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었을까. 재벌의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처벌을 해야 하지만 오너 경영에 대해 민주당의 이름으로 좀 더 긍정적으로 볼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려고 했다. 상속세 문제나 임직원의 보상 문제 등도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논의했다. 목표로 하는 것은 제도 부분에 관한 부분이다. 모임에서 논의했던 부분을 최대한 당의 총선 공약으로 반영하게끔 노력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도 경제 관련 메시지를 던질 때 공정과 더불어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혁신 이런 단어들이 좀 많이 언급됐으면 좋겠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민주당에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어떻게 바라보나.

▲우리 은행 수익 구조는 순이자마진율(NIM·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 금융권의 수익 창출 능력)이 핵심인데 최근 NIM이 늘지 않았다. 은행 이익이 커진 것은 실상 부채가 증가해서 그런 것이다. 부채의 증가는 결국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대손(대출금 따위를 돌려받지 못하여 보는 손해)의 증가로 이어진다. 만일 NIM이 늘었다면 횡재세를 걷는 것을 논의해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부채가 늘어난 것이라 부실 가능성도 커졌다. 사회적 기여를 증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횡재세 논란의 경우 당내 이견이 있는데, 이 부분이 다뤄지지 않았다. 어떤 논의구조가 필요한가.

▲국회의원은 국회를 중심으로 자기의 소신도 얘기하고 정책도 발표하고,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발휘하면서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하는데 실제 우리 국회의원들이 당을 중심으로 활동을 한다. 이제 당 중심이 아닌 국회 중심의 논의 구조를 활성화해야 한다. 올해 4월 벤처 기업의 복수 의결권도 결국 당 차원에서 맨날 안 되니 자유투표해 통과됐다. 여야가 이견이 있으면 법을 잡고 있는 게 아니라 되도록 본회의에 올려서 자유 토론하는 일들이 많아지면 민생 관련 법이 잠자지 않을 것이다. 본회의를 활성화하는 것인데 상임위도 마찬가지다. 당 중심보다 국회 중심으로 논의를 할수록 양보와 타협을 통한 합의점을 구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정치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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