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LG전자가 주력 사업인 생활 가전, 미래 성장 동력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을 앞세워 3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7일 LG전자는 3분기 연결 잠정 영업이익이 9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7094억원으로 2.2% 줄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 8882억원보다 많았고 매출은 추정치(23조1052억원)보다 적었다.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34.3% 늘었다. 매출은 역대 3분기 최대치인 작년 3분기(21조1768억원)와 비슷했다. 생활가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전장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전자는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 속에서도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사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했다.
LG전자는 올 들어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대 중반을 기록했다고 했다. B2B 사업은 경기 영향을 적게 받고 우량 고객을 확보할 경우 안정적으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B2B 매출액을 4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7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발표한 '2030 미래비전' 3대 동력 중 하나가 B2B 성장 전략이다. 불황이 장기화해도 견조한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바꿀 계획이다.
3분기 실적을 사업본부별로 보면 H&A(생활가전· 공조) 본부는 3분기 매출 7조4574억원, 영업이익 5045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 직전 마케팅 투자를 시작했지만 생산, 구매, 물류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했다. 볼륨존(수요가 많은 소비시장) 라인업을 확대해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 리스크를 극복했다.
전장(VS) 본부는 영업이익 1349억원으로 분기 기록을 새로 썼다. 매출액은 2조5035억원으로 3분기 기준 최대였다. LG전자는 연말 100조원에 가까운 수주잔고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연 매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봤다.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4분기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 기지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은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 사업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TV 사업 담당 HE(홈 엔터테인먼트) 본부는 영업이익 1107억원, 매출 3조5686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흑자를 이어갔다. 비즈니스솔루션(BS) 본부는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3309억원이었다. IT 수요 감소 영향을 받았다.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과 함께 제시한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이상)' 목표 달성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 분야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연말 성수기인 4분기에는 주요 제품 판매를 늘리고 전장을 비롯한 B2B 사업을 확대해 매출을 늘려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