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킹크랩 파티 적기'…러시아산 가격 4년 만에 '뚝'

10일 기준 ㎏당 7만400원
한 마리 가격도 20만원 밑으로 떨어져
미국, 유럽 수출길 막힌 영향

대표적인 '고급 식자재'로 분류되는 킹크랩 가격이 4년 만에 ㎏당 7만원 선으로 폭락했다. 러시아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 등이 러시아산 해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킹크랩 물량이 크게 늘면서다.

킹크랩 가격이 4년 만에 ㎏당 7만원 선으로 내려갔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11일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이달 10일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자연산·특대·살수율 80%이상·3㎏ 이상)의 평균 가격은 ㎏당 7만400원으로 3개월 전인 7월 10일(12만원)과 비교해 41.3% 떨어졌다. 지난달 18일까지 11만5000원으로 적정선을 유지하던 레드 킹크랩 가격은 19일 7만7400원으로 불과 하루 만에 4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한때 30만원까지 치솟았던 킹크랩 한 마리(2.7㎏) 가격도 17만5000원으로 20만원 밑으로 하락했다.

킹크랩 시세가 크게 하락한 배경으로는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물량 증가'가 꼽힌다. 주요 소비국인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전쟁 이후 러시아산 해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선 올해 어획 할당량 미달 시, 내년 할당량도 삭감될 수 있기에 조업을 멈추기보단 9월경 첫 조업이 시작되는 레드 킹크랩의 아시아 국가 수출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킹크랩 가격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해제된 이후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였는데, 최근 3개월간 4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가야할 킹크랩을 자국 냉동 창고에 보관했는데, 이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 킹크랩 가격 하락세가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산물은 산지도매시장이나 소비지도매시장에서 매일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시기에 따라 수입량이 변하면 가격도 요동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킹크랩은 다른 수산물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큰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러시아 전쟁이 계속되는 한 킹크랩 가격은 당분간 하락세를 그리겠지만, 어획량과 수입량 감소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가격은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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