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도 안 뚫리는 종이빨대…볼펜으로 뚫고 마셨어요'

친환경 차원 도입된 종이빨대 불만 속출
"음료에서 종이맛", "흐물거려 이용 불편"
"코팅시 재활용 불가"…일부는 효과 '글쎄'

친환경 차원에서 종이 빨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종이 빨대가 제품 이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음료 '카프리썬'의 구멍을 뚫다가 종이 빨대가 구부러진 모습 [사진출처=트위터]

지난 2월 농심은 음료 '카프리썬'에 친환경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농심은 기존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대체해 연간 약 30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종이 빨대로는 카프리썬 음료를 먹을 수 없다며 불편을 토로하는 글이 속출했다.

종이 빨대로 구멍을 뚫으려고 하면 자꾸 구부러져 결국 빨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냥 가위로 잘라 마셨다", "볼펜으로 한 번 뚫고 빨대를 집어넣었다" 등의 '웃픈' 사연도 이어졌다.

이 밖에도 "종이 빨대는 너무 흐물거린다", "음료를 마시는데 종이 맛이 너무 많이 난다" 등 종이 빨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너무 눅눅해"…불만 나오는 종이 빨대, 환경 보호 효과 있을까?

스타벅스 종이 빨대 [사진출처=연합뉴스]

그간 일부 기업들은 '친환경'을 앞세워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해왔다.

상품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넘어, 일각에서는 종이 빨대가 사실상 친환경 상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여러 기업 및 매장에서는 종이 빨대가 액체에 젖어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빨대 내외부를 합성수지로 코팅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같이 합성수지로 코팅한 빨대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재활용이 어렵고, 코팅 물질이 비분해 플라스틱일 경우 바다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팅되지 않았더라도 음료로 오염되고 눅눅해진 빨대는 대개 일반쓰레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종이 빨대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무작정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빨대 사용 자체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

또 스테인리스나 실리콘 등으로 만들어진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카프리썬은 '100% 생분해 순수종이빨대'…"불편 개선 작업 진행 중"

다만 카프리썬에 사용된 종이빨대는 합성수지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고, 코팅도 되지 않아 100% 생분해되는 순수종이빨대다.

농심은 "소비자가 불편을 겪고 있는 빨대의 경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연중 개선된 빨대를 적용해 소비자의 불편함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2팀 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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