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뛰어넘는다' 대세로 떠오른 메탄올 선박

신조선 발주 10척 가운데 6척 '메탄올'
탄소중립 규제 넘어설 선박 연료 주목
상온에서 액체…LNG 보다 취급 용이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는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가량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해법으로 LNG 대신 메탄올을 선택했다. 2021년 HD현대중공업에 메탄올 선박을 발주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9척을 주문했다. 많은 선사가 선택한 LNG를 머스크가 외면한 이유는 탄소중립에 유효하지 않은 연료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때 머스크의 선택은 불과 2년 뒤 대세가 됐다.

탄소중립 선박 연료로 자리 잡은 LNG가 저물고 메탄올의 시대가 왔다.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메탄올 선박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신조선 발주 10척 가운데 6척이 메탄올선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까지 LNG선 발주가 압도적이었지만 올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영국 해운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 발표를 보면 지난 1~2월 발주된 컨테이너선 가운데 93%가 메탄올선이었다.

메탄올은 상온에서 액체라서 극저온으로 액화를 해야 하는 LNG보다 취급이 용이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LNG선에 요구되는 저온 저장탱크나 처리 설비가 필요하지 않다. 또 바다에 유출되더라도 생분해가 된다는 점도 해양오염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질소산화물이나 황이 없어 환경규제에서도 자유롭다. 이미 메탄올 전용 엔진도 상용화됐다.

다만 메탄올선도 한계는 있다. 메탄올은 벙커C유나 LNG 보다 에너지밀집도가 낮아서 동일한 출력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 큰 연료탱크를 설치하면 그만큼 선박 내 공간이 줄어서 컨테이너선 외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금까지는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에 메탄올선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항로를 운항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연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벌크선 등 대형 선박일 수록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반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선일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국제적인 탄소중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7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 회의를 열어 국제 해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는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IMO는 2018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했는데, 2008년 대비 2050년에 총량 기준 50%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었다. 개정안은 2050년 감축 목표치를 50%에서 100%로 더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창욱 한국선급 전문위원은 30일 열린 해양기자협회 정기포럼에서 "선박 연료로 수소나 암모니아가 쓰이기 전까지 중간단계로 LNG나 메탄올이 주목받고 있다"며 "바이오 메탄올 공급이 늘어나는 2025년 이후에는 메탄올 연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산업IT부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