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CEO]③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서비스로봇 시장 만들 것'

국내 서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경쟁력은 사람과 로봇 '협업' 설계
주차로봇도 도입 준비중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대륭테크노타운. IT기업이 모여 있는 이 건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서빙로봇이다. 로봇은 손 세정제를 싣고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 로비 곳곳을 잘도 누빈다. 사람 앞에선 누구나 손을 닦을 수 있게 멈춘다. 바로 위층에는 4대의 서빙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식당도 있다. 이 식당은 서빙로봇뿐만 아니라 테이블 오더, 웨이팅 시스템 등 다양한 매장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했다. 종업원이 일일이 테이블과 주방을 오가지 않아도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 모든 것은 여기 본사가 위치한 브이디컴퍼니가 운영한다. 회사 기술력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테스트베드'가 1~2층에 걸쳐 구축돼 있는 셈이다. 브이디컴퍼니가 로봇으로 그리는 미래에 대해 함판식 대표에게 들어봤다.

26일 함 대표는 "브이디컴퍼니의 경쟁력 핵심은 로봇 여러 대가 사람과 협업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이디컴퍼니는 2019년 창업해 국내 서빙로봇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000여개 업장에 3000여대 서빙로봇을 공급했다. 점유율 1위다. 1위를 꿰찰 수 있었던 힘이 ‘협업’을 만드는 기술력에 있다는 게 함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매장 환경에 맞게 필요한 대수의 로봇을 써야 서빙 효율이 오른다"며 "로봇을 배치하고 통로에서 마주치지 않게 하거나 한 대가 피해 갈 수 있게 설계한다"고 했다. 실제 한 층에서 11대의 로봇이 움직이는 매장도 있다. 축적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매장의 면적, 음식 종류, 연령층, 고객 수, 도입 목적에 따라 최적의 컨설팅도 할 수 있게 됐다.

함판식 브이디컴퍼니 대표

브이디컴퍼니는 서빙로봇의 협업으로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매장 자동화 솔루션도 개발했다. 매장 환경에 맞는 로봇의 '쓸모'를 만드는 데 집중한 결과다. 함 대표는 "웨이팅부터 주문, 포스, 포인트 등 매장 자동화에 필요한 솔루션을 하나로 연동해 일원화해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협업을 위한 서빙로봇의 기능 개선은 시장을 넓히는 역할도 한다. 테이블에서 로봇을 호출할 수 있게 해 뷔페식당에서 그릇을 치우는 용도로 쓸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동문을 열 수 있게 만들어 스크린골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지금 서빙로봇은 식당 외에도 노래방, PC방, 대형 마트는 물론 공장의 생산 라인에도 도입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로봇도 준비하고 있다. 1층에 카페에서 10층의 사무 실까지 커피를 서빙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선보인 것은 식당의 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다음은 주방이다. 함 대표는 "조리로봇 등으로 주방도 최대한 자동화해 요식업 인력난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식당이 아닌 곳에서도 브이디컴퍼니의 로봇을 볼 수 있게 된다. 서빙로봇 시장을 다진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서비스로봇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다는 게 함 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우선 주차로봇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독일, 중국 등에서는 상용화됐는데 부족한 주자창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차로봇은 차량을 입고 구역에 두면 운반기와 함께 들어 올린 후 자율주행으로 빈 주차구획으로 이동, 주차하는 방식이다. 함 대표는 "서비스로봇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IT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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