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배 늘면 서비스·제조업 100만명 이상 추가 고용 효과'

'한은 경제연구 보고서'

3월28일 서울 중구 명동쇼핑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고령화·저출산 심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여성과 고령자, 외국인 고용률을 늘릴 경우 성장산업인 고숙련 서비스업과 기피 산업인 제조업에서의 인력 확충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산업별 고용인력 변화와 정책대안별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고령자, 외국인 고용 촉진 정책이 인력 확충에 기여하는 정도는 산업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여성, 고령자, 외국인 고용 촉진 정책이 산업별 고용인력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2013~2022년)를 이용해 산업별 근로자 잔존비율을 시산한 후 장래 인구추계 정보를 반영, 10년간의 산업별 종사자 수를 추정했다.

한국은행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에 6년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통합별관 외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우선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이 많은 30~44세 고용률이 2019년 기준 65.9%에서 2032년 주요 7개국(G7) 평균 수준인 70.2%까지 높아지면 고숙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영상 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 정보서비스업, 금융·보험 관련 서비스업, 창작, 예술·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 이들 산업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여성 구직자의 일자리 선호도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미래에도 고부가가치 생산이 예상되는 고숙련 서비스업에 지금보다 더 많은 여성 근로자들이 고용을 통해 총생산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G7(64%)보다 높은 고령층(50~64세) 고용률이 2032년 일본 수준(76.8%)까지 상승하면 고숙련 및 저숙련 제조업의 고용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고용률이 늘면 고숙련 제조업의 고용률은 기존 추정치보다 7만명 증가해 해당 산업의 고용 감소세를 완화할 수 있다. 저숙련 제조업도 2016년 207만명을 정점으로 176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고용 규모를 184만명 선에서 유지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저숙련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생산성이 향후 개선될 수 있는 것을 추가로 고려한다면 고령 인력 확대 정책은 저숙련 서비스업에서 현재 예측치보다 더 큰 고용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15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박람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19년 기준 전체 인구의 3.8%(195만명)인 외국인 인구가 2032년 G7 국가 평균 수준인 7.8%까지 늘면 모든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골고루 증가했다.

2022년 252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던 고숙련 제조업 고용은 증가세로 돌아서 260만명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고숙련 서비스업에서 46만명(772만→818만명), 저숙련 서비스업에서 69만명(1217만→1286만명) 증가하는 등 효과가 상당했다.

다만 이같은 분석은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숙련도를 가진 외국인력이 유입된다는 가정하에 실시됐으며, 외국인력의 일자리 선호와 정착 과정에서의 사회적 비용 등도 고려하지 않았다.

한은은 노동공급 확충 방안별로 산업별 고용인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만큼 적절한 정책의 혼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요 성장산업이 포함된 고숙련 서비스업의 인력 확충에는 여성 인력의 활용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피·사양산업이 다수 포함된 고숙련·저숙련 제조업의 인력확충을 위해서는 고령자 및 외국인 고용촉진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고용 정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울 만큼 인력 유출이 심한 산업의 경우에는 산업경쟁력 제고, 고용환경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경제금융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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