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타자기] '빈부격차 뛰어 넘을 AI격차'

'인터넷'급 변화 불러올 챗GPT
새로운 직군, 기업, 서비스 등장 전망
"활용능력 키워 기회 잡아야"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군가에겐 ‘놓친 기회’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 30년을 쏟은 전문가인 장민 포스텍 겸직교수(뉴럴웍스랩 대표)가 느낀 충격이다. 장 대표는 포항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뒤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LG전자, 서울대 등 현업과 학계에서도 AI분야에 몰두했다. 각종 연구와 응용 서비스 개발에 시간과 노력을 쏟았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 1993년 3월 포스텍 대학원에 입학하며 발을 들인지 30년 만에 대화형 AI '챗GPT'를 접하고 "이제 진짜가 왔구나"라고 느꼈다.

이 책은 챗GPT에 대한 일종의 소개서다. 기술적 배경과 차별점부터 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각 기업들의 AI 기술 발전 단계를 빠르게 훑는 한편 산업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통찰력도 녹여낸다. 그동안 기업들이 부딪힌 한계와 이를 어떻게 넘었는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 'IT공룡'들이 AI전쟁에 왜 사활을 거는지 설명한다. 나아가 이같은 흐름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끼칠지도 고민한다.

저자가 바라본 챗GPT는 완전한 변화의 단초다.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다. 장 대표는 "2016년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을 이겼을 때 우리가 받은 충격은 잊혀가고 이젠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라며 "챗GPT 충격은 훨씬 강력해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시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가역적 변화를 거부하지 말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챗GPT는 일종의 생성AI다. 방대한 정보를 학습해 사진, 글, 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인간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성AI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이라는 사용자가 필수다. 결국 생성AI를 정확히 활용하는 방법을 숙지했는지가 향후 생존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인터넷이 1980년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후 사람들이 그 쓰임새를 발견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라며 "생성AI모델의 원리나 논리 자체를 이해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사용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생성AI를 잘 활용하는 전문가도 새로운 직군으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성AI를 이용해 이미지를 만드는 '달리2', '미드저니' 등을 적극 활용하는 '프롬프트엔지니어'가 대표적이다. AI에 원하는 그림을 정확하게 묘사해 명령(프롬프트)하는 데 특화된 이들을 뜻한다. 단순해 "강아지 사진을 그려줘"라고 입력하기 보다는 '50mm 카메라로 찍은 느낌의 강아지 초상화'와 같이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정확히 구현하는 명령을 내리는 식이다. 또한 이미 AI로 생성된 사진에서 역으로 프롬프트를 추출해내는 직업이나 AI모델,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가 등장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무대가 제공되자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기업들이 등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밖에도 인간 AI의 윤리, 저작권, 제도적 정비등과 같은 사회적 차원의 문제까지 짚어나간다. 국내외 법규 제정 움직임과 함께 각종 고민거리를 다룬다.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은 챗GPT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때문에 장 대표는 마지막까지 강조한다. "다른 것은 늦었어도 챗GPT만큼은 다음 세상 맨 앞줄에 서야 한다"고.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 장민 지음 | 알투스 | 268쪽 | 1만8000원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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