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화기자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있는 노동계 인물인 윤택근 기금운용위원을 교체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민주노총이 추천한 윤택근(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기금운용위원을 교체할 새 후보를 20일까지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민노총에 전했다고 14일 밝혔다. 윤 위원을 21일 자로 해촉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복지부는 윤 위원이 7일 열린 2023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고성을 내고 마이크를 집어 던지는 등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위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만큼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당시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 등을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구성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은 수책위원 9명 중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등 가입자 단체 추천을 받아 위촉하는 비상근 위원을 6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전문가 단체로부터 3명을 추천받자는 내용을 포함했다. 복지부는 전문성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대표성 약화와 정부 입김 강화를 우려한 노동계 반발이 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노총은 이날 윤 위원 해촉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를 상대로 "안건을 좀 더 숙의한 뒤 다음 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위원 의견을 묵살하고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표결로 강행 처리했다"는 비판도 더했다. 앞으로 법적 대응을 포함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날 수책위 구성 변경 결정에 맞춰 전문가 단체가 추천한 이인형, 강성진, 연태훈 위원을 신규 수책위원으로 위촉했다. 이에 따라 수책위는 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상근 위원 3명과 비상근 위원 3명, 이번에 위촉된 전문가 단체 추천 비상근 위원 3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2기 구성을 마쳤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는 국민연금 내 최고의결기구다.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차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5명의 정부 측 당연직 위원이 포함된다. 사용자(3명), 근로자(3명), 지역가입자(6명)가 추천하는 전문가 2명을 포함한 14명의 민간 위원도 참여한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77조2는 심신 장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직무 관련 비위 사실이 있는 경우, 직무 태만이나 품위 손상 등으로 위원으로 적합하지 않을 경우, 위원이 스스로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의사를 밝힐 경우 복지부 장관이 위원을 해촉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