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벚꽃축제 시즌 본격 개막…평년보다 보름정도 빨라져

3월에 20도 넘는 이상 고온…온난화 우려
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지역축제에 활기도

일본 기상청이 이르면 14일, 늦어도 15일 전까지 벚꽃 개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으로 빠른 벚꽃 시즌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온난화 여파로 계속해서 빨라지는 벚꽃 개화시기에 기상이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때마침 일본 내 마스크 의무조치도 해제되며 방역이 완화돼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벚꽃 축제가 대대적으로 열리면서 지역 상권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나오고 있다

도쿄 메구로강의 전경.(사진출처=일본 기상학회)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의 벚꽃 개화 발표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언론에서는 전날 개화를 예상했으나,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2시께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개화 표본목을 관측한 결과, 1송이가 덜 피어 개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에서는 표본목에 5~6송이 이상의 꽃이 핀 첫날을 개화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상청이 이날 개화를 발표하더라도 관측이 시작된 1953년 이후 가장 빨랐던 2020년과 2021년에 버금가는 기록이 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늦어도 오는 15일에는 개화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도쿄는 14~15일, 후쿠오카 16일, 나고야는 19일, 오사카는 22일 벚꽃이 본격적으로 필 예정이다. 모두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 시기로, 최근 계속된 따뜻한 날씨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도쿄의 경우 원래 개화 예상 시기는 오는 18일이었으나 기온이 오르면서 일정이 재조정돼 평년보다 8일 앞당겨지게 됐다.

실내·외 마스크 해제와 맞물려 일본 곳곳은 벌써 봄놀이를 즐기는 인파로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 전 300만명이 찾았던 벚꽃 명소 우에노 공원은 4년 만에 꽃놀이를 재개하기로 했다. 강 양옆으로 벚꽃이 펼쳐져 또 다른 명소로 꼽히는 도쿄 메구로 강에도 벌써부터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인근 지하철역인 나카메구로 역의 승객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사카, 요코하마 등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빠르게 찾아온 벚꽃놀이 특수에 대비해 이벤트를 마련하고 입장 제한 완화 등에 나서고 있다.

다만 빠른 개화가 마냥 설렘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증거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3일 연속 최고 기온이 20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3월에 5월 중순의 날씨를 보이게 된 것이다. 이는 10년 만의 이상기온으로, 이 때문에 꽃이 피기 시작해 만개까지 가는 시간도 빨라질 것이라고 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업체인 시마즈 비즈니스 시스템즈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분석한 날씨 데이터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로 기온이 4도 상승할 경우 규슈 등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벚꽃이 영영 피지 않을 전망”이라며 “개화는 전국적으로 약 16일 정도 빨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 벚꽃 개화 평균시기는 1953년 이후 10년 주기로 1.1일씩 앞당겨지고 있다. 원래 도쿄에서 3월에 벚꽃이 피는 평균 날짜는 29일이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14일에 펴 역대 가장 빠른 날짜를 기록했다. 일본 기상청 기후변화 감시 보고서는 "빠른 개화의 원인으로 장기적인 기온 상승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2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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