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AtoZ]꽉 막혔던 재건축 안전진단…연이어 통과한 까닭은?

최근 들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 덕분에 숙원사업이었던 안전진단을 연이어 통과하면서다. 이처럼 재건축 사업 추진을 발목 잡던 ‘안전진단 대못’이 뽑히자 이를 기회 삼아 재건축에 뛰어드는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대체 뭐길래?

재건축 안전진단은 주택의 노후·불량 정도를 조사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구조의 안전성 여부나, 보수 비용·주변 여건 등이 조사 대상이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진행 시 꼭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주민의 10% 이상이 동의하면 안전진단을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등의 3단계의 절차를 거친다. 먼저 토지 등을 소유한 이들이 안전진단을 요청하고, 이를 지자체장이 현지조사하는 방식이다. 현지조사에서 필요시 한국시설안전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 돌입하면 안전진단전문기관이 총 4가지 항목들을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구조 안전성, 주거환경, 설비 노후도, 비용분석(경제성)이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안전진단에서 A~E등급 중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으로 2차 정밀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 단계를 거쳐야 한다. E등급은 바로 재건축으로 돌입할 수 있다.

평가항목 비중 변화로 ‘안전진단 대못’ 뽑혔다

최근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연달아 안전진단 문턱을 넘은 것은 규제완화로 평가항목의 비중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전체 안전진단 항목에서 구조안전성 평가가 20%, 주거환경이 40%를 차지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2018년 3월 규제를 강화하면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로 대폭 늘리고 주거환경 비중을 15%로 축소하면서 지난 몇 년 간 사실상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지난 1월 규제를 완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50%였던 구조안전성을 30%로 줄이고, 주거환경을 30%로 확대하면서 다시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서울 양천구 목동·신정동 일대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최근 전체 14개 단지 중 11개가 안전진단에 최종 통과하며 재건축이 확정됐다.

2차 정밀안전진단도 의무에서 선택으로

이에 더해 2차 정밀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 단계도 의무에서 선택 사항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단지는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정부가 새로 내놓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에 따르면 지자체가 요청할 시에만 선택적으로 적정성 검토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목동신시가지 단지의 사례만 봐도 1·2·4·8·13단지가 '조건부 재건축'에서 추가 적정성 검토 없이 재건축이 확정되며 사업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노원구에서도 상계주공 1·2·6단지, 상계한양, 상계미도, 하계장미아파트 등 6개 단지가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 확정으로 변경됐다. 송파구에서도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올림픽선수기자촌, 한양1차, 풍남미성, 풍납극동 등 4곳이 지난달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확정됐다.

다만 안전진단 등급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에서 서로 다르게 사용돼 주의가 필요하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달리 안전진단 결과가 높은 등급을 받아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1차 안전진단에서 C등급이상이 나오면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며, 수직증축 방식을 추진하려면 B등급 이상이 나와야 한다. 또한 수평별동 증축과 달리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1차 안전진단 외에도 1·2차 안전성 검토와 2차 안전진단을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건설부동산부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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