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시민단체 '日 강제동원 정부해법, 수치스럽다…철회해야'

국회 본청 계단서 시민사회 야당 모여 시국선언

야권과 시민사회는 일본 강점기 강제동원에 대한 정부해법을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는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가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를 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참으로 수치스럽다"며 "국가는 굴종하고 국민은 굴욕 느끼고 피해자는 모욕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 동의 없는 제3자 변제는 법적으로도 안 된다"며 "피해자가 싫다 하지 않나.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 당국의 진지한 사과 없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 없이 봉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가 합의했지만 그것은 국가 간 합의지 민간인의 불법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합의한 것은 아니다"며 "그 명백한 사실을 대법원이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위안부 합의도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윤석열 정부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윤 정부의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반국가적 야합에 대해, 일방적 선언에 대해 끝까지 국민과 싸우겠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배상 해법 강행규탄 일본 사죄배상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어제 윤 대통령의 자칭 미래지향적 결단에 국민들이 실의에 빠졌다"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의 주장을 인정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 일제에 의한 식민지배는 불법이었고 그래서 징용 문제는 강제 동원이라는 상식적인 대법원 판결이 대통령에 의해 부정됐다"며 "침략 전쟁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당당해 하고 있을 일본 정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할머니들 존엄을 못 지켜드렸다"며 "진정어린 사과부터 가져오라는 할머니들 불호령을 못 지켜드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수십년 싸움을 자신의 치적 쌓기에 묻으려는 윤 대통령의 결정에 우리 모두 힘 모아 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비판하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처럼 본말이 전도된 백기투항 망국적 외교참사가 있었냐"며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보다 못한 퇴행이요, 최소한의 국가의 역할조차 방기한 대참극"이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정부가 정부해법을 내놓은)3월6일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악의 날,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라며 "역사를 망치고 민중의 피와 삶을 지우고 사법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진행된 ‘주고받기식’ 야합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똑똑히 보여주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시국 선언에는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도 참석했다. 할머니들은 "굶어 죽어도 그런 돈은 안 받는다. 왜 그 돈을 받냐"고 말했다.

정치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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