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美서 체포된 론스타 먹튀 핵심 '스티븐 리'

'스티븐 리(54·이정환)'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정·관계 로비로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여 대규모 차액만 챙기고 되판 뒤 국내에서 철수한 이른바 '론스타 먹튀'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스티븐 리는 법무부와 미국 당국의 공조로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주에서 체포됐다. 스티븐 리가 미국 당국에 붙잡힌 것은 2006년 우리 법무부가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지 17년 만이다.

스티븐 리는 1998년 론스타가 한국에 지사를 개설할 때부터 론스타코리아 지사장으로 재직하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정책 당국자와 금융권 인사 등과 계약의 긴밀한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와 국회 등의 고발에 따라 2006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스티븐 리는 그보다 앞선 2005년 9월 이미 미국으로 도피해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2006년 스티븐 리를 기소 중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지만, 절차가 길어지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론스타 로고. [사진=아시아경제DB]

당시 검찰은 스티븐 리에게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업무상 배임, 조세 포탈, 횡령 등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2010년 9월 스티븐 리가 론스타코리아에서 50여억원을 횡령했고, 종합소득세 78억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스티븐 리는 2017년 8월 도주 12년 만에 인터폴에 의해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으나, 현지 밀라노법원의 결정으로 석방됐다.

지난해 론스타 사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법무부는 올해 2월 일본에서 열린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에서 이노공 차관과 미국 측과 고위급 대표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법무부는 스티븐 리의 미국 거주지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제공했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뉴저지주 연방 검찰청이 스티븐 리를 체포한 것이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협조해 스티븐 리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하고 신속하게 송환할 계획이다.

편집국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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