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굴뚝, 동네 최고부자였는데…80~90%사라져'

정성태 한국목욕업중앙회장, YTN라디오 인터뷰
코로나 한파에 공공요금 인상까지 직격탄
운영비 한 달 300만→500만원으로 늘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목욕탕 하나 유지하고 굴뚝을 가지고 있으면 그 동네에서 최고 전체적인 부자로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겨우 연명만 이어가는…."

정성태 한국목욕업중앙회장은 1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와 인터뷰에서 "대로에 대형 목욕탕이 생겼지만 골목에 있는 오래된 사랑방 역할을 하는 목욕탕들은 거의 지금 80%, 90% 다 사라졌다. 문을 닫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 회장은 1983년부터 부산에서 목욕탕을 운영했다. 정 회장은 "모두 다 사라지고 나니까 이제 취약계층이나 소시민들은 활용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면서 "이제 먼 미래에 사라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목욕탕 업주들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더 힘겨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1년, 2년 동안에 우리 업장에 대한 (밀접) 접촉 업장으로 많이 언론에서 보도가 되다 보니까 거의 1년에 한 번 목욕도 안 하신 분들이 저는 많을 거라고 보거든요. 주위에 보면 많은 분들의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저희 업종은 아직도 그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상황이 좋아진 게 아니라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특히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해 큰 타격이 왔다"면서 "(목욕탕 비용은 300만원 정도 나왔는데 지금은) 500만원에서 550만원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목욕탕 업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업주들은 영업시간도 단축하고 휴일도 늘리고 탕도 줄이고 한증실 같은 것도 설비 시설을 가동도 안 하고 일부 필요한 시설만 하면서 지금 현재 겨우 유지하고 있다"면서 "남탕을 없애고 여탕만 운영하는 곳은 아마 10여 년 전부터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목욕탕을 없애려고 하면 안에 시설 내부 설계부터 시작해서 기계실 그다음에 굴뚝이라든지 전체적으로 철거를 하고 폐업을 해야 되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폐업보다는 차라리 휴업을 하면서 사업자등록증을 가지고서 영업을 이어가는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바우처 제도를 지원해 주면 우리 업이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 정책으로서 조금 지원을 해 주면 낫지 않나. 그리고 또 가스, 전기요금의 감면 혜택도 (있어야) 저희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슈1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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