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손님 동시 감소에 日 택시업계 발동동…'코로나·인플레 여파'

"지난해 도산한 택시 사업자 10년간 최대"
엔데믹 전환에도 업황 회복 안돼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에서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도산한 택시 사업자가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택시 산업이 ‘경기를 비추는 거울’로 불리는 만큼 일본 내부에서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로 운전기사가 감소해 업계가 구인난을 겪는 와중에 요금 인상으로 손님 발걸음마저 끊긴 상황으로, 한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일본 전국하이어택시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합회 가입 회원의 영업 수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18% 감소했다. 부채 1000만엔(9580만원) 이상 택시업 도산은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넘는 29건을 기록했는데, 이 중 90%는 종업원 50명 미만의 중소 택시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거리를 달리는 택시의 모습.(사진출처=일본교통주식회사)

일본 언론은 코로나19로 많은 운전자가 택시 업계를 떠나면서 인력난도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팬데믹 당시 음식점 휴업, 단축 영업 등으로 대목인 심야 택시 수요가 사라지면서 업계는 타격을 입기 시작했고, 업종을 바꾸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전국 법인 택시 사업자 수는 전년 대비 152개 감소한 5828개며, 같은 시기 법인 택시 차량 수도 4533대 감소한 17만7367대로 집계됐다.

택시연합회의 조사에서도 2021년도의 전국의 법인 택시 운전기사 수는 전년도 대비 6.8% 감소한 24만17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의 한 택시회사 관계자는 "2020년 4월에는 보름 정도 완전히 휴업했다. 종업원 10% 이상이 퇴직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최근 엔데믹으로 다시 택시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에서는 운전사 부족으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한 도쿄 택시회사 관계자는 일본 리서치 업체인 도쿄상공리서치(TSR)에 “드라이버 부족으로 지금도 총 택시 수의 10%가 운행하지 않고 있다"며 "비 오는 날 평일 아침의 경우 고객 예약에도 대응하지 못하고, 콜의 약 30%를 그냥 놓치고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여기에 최근 일본 택시의 요금 인상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도쿄 23구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5년 만의 택시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기본요금이 420엔에서 500엔으로 올라 업계에서는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가와현 등 다른 지역에서도 3월 택시 요금 인상을 예고하면서 택시 요금 인상 기조는 일본 내부에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TSR은 “현재 택시 업계가 그나마 의존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라며 “공항에서 숙소까지 장거리 이용객이 많고, 유럽 등에서 온 외국인들은 일본 승차요금이 싸다고 생각해 이용이 잦다”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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