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까지 손 내민 安, '新 대세론' 형성할까

'악연' 불구하고 이준석과 악수한 안철수
80만 당원 30% 차지하는 2030
'이대남' 변수 영향 미칠지 주목
김기현 여전히 1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여당 전당대회가 안철수-김기현 의원의 2파전 구도로 형성된 가운데, '이대남(20대 남성)'에게 소구력이 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게 손을 내밀면서 '대세론'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단 여론조사 결과는 여전히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서로가 '대세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펜앤드마이크 5주년 후원자 대회'에서 안 의원 다음으로 축사 마이크를 건네받은 후 "(안 의원의 축사에)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다"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둘은 행사장에서 서로 손을 내밀어 악수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악연'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둘의 악연은 2016년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으면서 시작됐고, 2018년 바른미래당 시절 지방선거 '공천 파동'을 계기로 사이가 크게 틀어졌다. 지난해 초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국면에서도 이 전 대표의 거친 언사로 단일화가 결렬될 뻔했다.

악연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이 손을 맞잡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번 전당대회는 경선 규칙 개정으로 인해 '당심 100%'로 치러지는데, 이 전 대표 시절 국민의힘 당원 수는 30만명에서 80만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80만 당원 중 20~30%를 차지하는 20대·30대 남성들의 표심이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20일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책임당원에 대한 분석도 국민의힘이 (아직) 하지 못한 상태다"라며 "대통령 선거 이후에 한 40만 명이 들어왔는데 과반 정도가 지금 새로 책임당원이 됐다. 이 사람들의 정치적인 성향이 어느 쪽으로 가 있느냐 이런 부분들은 한번 전당대회라든지 이 과정을 한번 겪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최근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선 투표에 가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과가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대선 이후 유입된 '친이준석' 성향 당원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만약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그를 지지하는 성향의 20대~30대 남성들이 안 의원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안철수 대세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안 의원은 2030 청년들과 '정책 미팅'을 갖는 등 '이대남' 마음을 잡기 위한 정책 마련에도 부심 중이다.

안 의원과 나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안 의원과 '수도권 연대'를 형성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27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에게 '수도권 선대 공동위원장'을 제안하며 연대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갈 곳을 잃은 나 전 의원 지지층의 표도 상당수 안 의원에게 흡수되는 모양새다. 최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이달 25∼26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17.2%)보다 16.7%포인트 증가한 33.9%로 2위를 차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주식시장에서도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이 나 전 의원 불출마 이후 3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단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도 '여성 민방위 훈련' 정책을 내세우며 '이대남' 마음 잡기에 주력하고, 대세론 형성에 주력하는 등 안 의원과 비슷한 전략을 펴면서 견제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김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0.0%로 당 대표 지지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명확한 '윤심(尹心)' 후보라는 점도 강점이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인한 당 지지층 표심이 당장은 안 의원에게 흡수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김 의원에게 쏠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저는 궁극적으로는 김 의원에게 더 유리하리라고 본다"며 "(안 의원의 상승세는) 약간의 반작용"이라고 했다. 대부분 '정통 보수'인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외부 유입 인사인 안 의원을 선택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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