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기록적인 한파가 전국을 덮친 24일, 걱정거리는 추위만이 아니었다. 급격한 기온 저하를 견디지 못한 수도계량기가 얼거나 동파(凍破)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수도계량기는 가정 내 급수장치에 달린 계량장치로, 얼거나 망가지면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누수 위험이 있다. 어떻게 해야 추운 겨울날에도 계량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수도계량기 동파 피해는 겨울철 흔한 일이다. 밤사이 영하 17~18도까지 내려간 24일 서울시는 수도계량기 동파 위험 단계 중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했다. 수도계량기가 파손될 위험이 가장 큰 날씨라는 뜻으로, 보통 영하 15도 미만인 날씨가 이틀 이상 이어질 때 내려진다.
수도계량기는 급수장치에 장착돼 사용자의 물 사용량을 측정하는 기기다. 흐르는 물과 관련된 장비인 만큼,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물이 얼면 함께 얼어붙거나 깨질 수 있다. 자칫 물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물이 누수돼 다음달 수도 요금 '폭탄'을 맞을 위험도 있다.
어떻게 수도계량기를 동파 피해로부터 보호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의 하나는 수도계량기기가 든 계량기함 내부를 헌 옷, 수건 등으로 채워 보온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이다. 계량기함은 다세대 주택의 경우 대개 현관 근처에 있으며, 보통 함에 '수도계량기'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하지만 24일처럼 영하 15도를 내려가는 혹한이 덮쳤을 경우 가정 내 수돗물이 실처럼 흘러나오도록 약하게 틀어놓으면 도움이 된다. 영하 10도 미만의 추운 날씨가 지속됨에도 이같은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수도계량기는 수 시간 만에 파손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수도계량기에 헤어드라이어, 토치, 라이터 등 화기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수도계량기를 더욱 심각하게 망가뜨릴 가능성이 크고, 화재 위험도 있다.
수도계량기가 망가졌다고 해도, 별다른 비용 없이 교체를 할 수 있다. 국내에선 지난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동파된 수도계량기 교체 비용을 각 수도사업자가 교체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후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계량기 무상 교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수도계량기 교체 비용 전액을 시에서 지원하는 수도조례를 공포, 시행 중이다. 이 조례는 2021년 12월1일 이후 발생한 비용부터 소급 적용되며, 계량기 보호통이 훼손·노출·이탈되는 등 관리 소홀로 동파된 경우를 제외한 교체 비용을 전액 서울시가 부담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