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한도 도달 D-2…'2011년 패닉 재연 우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집권 반환기를 돌아서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최대 난제로 ‘국가부채 한도 상향 조정’이 떠올랐다.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높여야 하는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난전이 예상된다. 미 재무부의 비상조치 기간 내 부채 한도를 높이지 못하면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유사한 여파가 금융시장에 닥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총부채는 오는 19일 정부 부채 한도인 31조381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도 도달 후에는 한도 이상의 신규 차입 피하기 위한 미 재무부의 비상조치가 오는 6월까지 진행된다. 옐런 장관은 앞서 지난 13일 상·하원 지도부에 "오는 1월19일부터 미 정부 부채 잔액이 법정 한도에 도달할 것이며 재무부가 6월 초까지 채무불이행을 방지할 수 있는 특별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정부 부채 한도란 재정 의무 이행과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연방정부가 차입할 수 있는 돈의 상한을 두는 것을 말한다. 미 의회에서 이 한도를 결정하는데, 미국은 1917년 부채 한도 제도 도입 이후 지출 삭감이 아닌 부채 한도 상향을 통해 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겨왔다. 2021년 말에도 채무불이행 문제가 대두됐지만 부채 한도를 28조9000억달러에서 현재 수준까지 상향 조정했다.

올해는 이 같은 조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강경파가 부채 한도 상향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 15일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지출 삭감에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부채 한도 상향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제시했다. 부채 한도 상향에 타협하는 대가로 정부의 지출 삭감을 요구한 것으로, 향후 협의가 난전을 이어갈 것을 예고한 것이다. 공화당 소속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제임스 코머 위원장도 "채무불이행 위기를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지출 삭감에 동의할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옐런 장관은 (지출 삭감) 가능성을 일축하며 "유일한 해결 방법은 공화당의 협조"라고 못 박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양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마지노선인 오는 6월 이후로 협의가 이어진다면 미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졌던 2011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채무불이행 사태 파장을 고려하면 부채 한도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상향될 수밖에 없지만 공화당이 이를 정치적 수단으로 삼으면서, 오는 6월까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10년 내 (민주·공화 양당 간) 가장 지저분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나온, 법정 한도를 적용받지 않는 액면 1조달러짜리 기념주화를 만들어 이를 담보로 한도가 도래한 국채를 해결하는 방안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반대하고 있어 적용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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