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훔기자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국내 방송통신인들이 모여 새해 화합과 발전을 다짐하는 자리인 '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가 올해는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됐다. 통신3사 CEO가 모두 불참하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4시 63컨센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2023 방송통신 신년인사회'가 열린다. 이 행사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총괄하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한국전파진흥협회 등 21개 기관이 공동 주최한다.
예년에는 이 자리에 통신3사 CEO들이 관련 단체 수장 자격으로 참석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모두 참석하지 않는다. 먼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장을 맡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 참석하기 때문에 인사회장을 찾지 못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장과 한국전파진흥협회장직을 각각 겸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경영상의 일정'을 이유로 인사회 불참 소식을 알렸다.
이들 CEO는 지난 10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도 불참했다. 대통령이 7년만에 참석했고, 비대면으로 치러된 2021년, 2022년 행사를 제외하면 통신3사 CEO들이 참석하지 않은 건 처음이어서 당시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중간 요금제, 5G 이동통신망 28GHz 대역폭 취소 등 굵직한 이슈가 통신 업계를 휘감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신년인사회에서 만큼은 이들 CEO가 헤드 테이블에 자리해 의견을 주고 받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각 사를 둘러싼 악재와 구설수를 의식해 CEO들이 외부 공개 일정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구 대표의 경우 자신의 대표직 연임과 관련해 회사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KT 이사회의 구 대표 단독 후보 추천 결정에 대해 "CEO 후보 결정이 경선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주주총회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황 대표는 최근 자사에서 터진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18만 건에 달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당국은 더 많은 유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다만 이들 회사 관계자들은 "경영상의 중요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것일 뿐 다른 정치적 의미는 없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로부터 사실상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번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방통위 관계자는 "위원장은 그동안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꾸준히 참석해 왔다. 올해라고 특별히 참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