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와 시너지 기대 이상…올해 일본시장 정조준'

천경훈 산하정보기술 공동대표 인터뷰

천경훈 산하정보기술 공동대표.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과거 모텔·호텔·리조트·골프장 등 여가시설을 찾을 때 해당 지역 전화번호부를 뒤지거나 114에 전화를 걸어 예약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웹이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손가락 몇번만 움직이면 예약과 결제까지 몇초면 해결된다. 안내데스크로 갈 필요없이 스마트폰으로 체크인하고 냉·난방 시설까지 조절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인공지능(AI) 로봇이 객실 배달 서비스와 하우스키핑을 하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산하정보기술은 여가시설에 IT 솔루션을 제공해 '공간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온 업체다. 1994년 설립된 산하정보기술은 자산관리시스템(PMS)·객실관리시스템(RMS)·부킹엔진(BE)·채널관리시스템(CMS)·고객관리시스템(CRM) 등 여가시설 이용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솔루션 라인업을 갖췄다. 국내 호텔·리조트 PMS 시장 1위 업체로 더케이호텔, 롯데리조트 등 국내 주요 호텔·리조트를 비롯해 베트남·일본·인도네시아 등 국내외 1000여 고객사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산하정보기술은 2021년 1월 여가 플랫폼 업체 야놀자에 인수됐다.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산하정보기술 본사에서 만난 천경훈 공동대표는 지난 2년간 야놀자와의 시너지가 기대했던 것보다 컸다고 했다. 천 대표는 과거 맥킨지앤컴퍼니와 베인앤컴퍼니 등 컨설팅 업계에서 활동하다 2019년 야놀자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의 솔루션 비즈니스 그룹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2월 산하정보기술로 넘어와 손학기 대표와 공동대표를 역임중이다. 천 대표는 "산하정보기술의 기술력과 야놀자의 빠른 시장 적응력이 더해져 최상의 시너지가 나고있다"면서 "두 기업이 독자적으로 했으면 불가능했던 비즈니스 모델도 새롭게 만들어 출시하는 등 사업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하정보기술의 솔루션을 사용하는 호텔은 누적 가입자 6500만명에 달하는 야놀자 플랫폼과 자동으로 연동된다. 천 대표는 "호텔 경영자가 기존에는 야놀자 온라인 플랫폼에 수기로 일일이 객실정보와 판매가격 등을 작성했지만 이제는 산하정보기술의 솔루션과 통합으로 연동돼 관련 업무가 매우 쉬워졌다"면서 "야놀자뿐 아니라 인터파크, 11번가, 쿠팡을 비롯해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까지 산하정보기술의 CMS와 연동돼 있어 아주 손쉽게 다양한 채널로 객실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천경훈 산하정보기술 공동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있다.

무인화솔루션이나 키오스크, 사물인터넷(IoT) 등 야놀자가 가진 기술이나 영업망을 산하정보기술 고객에 제공해 인건비 절감과 방문객의 편의성을 높인 사례도 있다. 신안 자은도 씨원리조트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야놀자클라우드가 개발한 키리스(Key-less) 도어락과 IoT 솔루션 '와이플럭스 GRMS'(Guest Room Management System)가 설치돼 있다. 주파수(RF) 방식 카드키 없이 모바일로 입·퇴실이 가능하고 객실 내 조명·온도·가전기기 등도 모바일과 음성으로 제어 가능하다. 천 대표는 "현재 국내 대기업 계열 호텔에도 씨원리조트와 같은 솔루션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국내 30대 대기업 계열 호텔 여러곳에서 먼저 제의가 오는 등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된 이후 여행 수요가 살아나 산하정보기술이 가진 솔루션에 대한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10% 성장할 것이라는 게 천 대표의 주장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호텔도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과거와 같은 수익모델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털어놓았다. 천 대표는 "과거엔 우리 솔루션을 월정액으로 구독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매출에 비례하는 형태로 점차 변화중"이라며 "우리도 고객사와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감안하고 있고 앞으로 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천 대표는 올해 '수익성 확대'와 '비용 절감' 두가지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무인화 사업과 CMS 성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키리스 도어락과 모바일 컨시어지 등이 결합된 제품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천 대표는 "기존에 PMS와 CMS만 썼던 고객도 새로운 서비스를 턴키(Turn-Key) 방식으로 한번에 구매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개별 서비스를 구입해 붙이는 것보다 한번에 구입하면 서비스 구축 비용을 낮추고 사용성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남아에 이어 올해는 일본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산하정보기술은 일본 여가시설 IT 솔루션 업체 넷시스재팬과 2019년 일본에서 여가시설 전용 네트워크 시스템 및 솔루션 브랜드 '코어캐스트'를 선보였다. 천 대표는 "일본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으로 앞으로 호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현재 일본 내 호텔 53곳이 코어캐스트를 쓰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100곳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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