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빙하기에 ‘모네로’가 선전하는 까닭은

비트코인보다 낙폭 적어 관심
보안성·익명성 강점 … 수사기관 압박에 수요 ↑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보안성·익명성에서 강점을 가진 가상자산 모네로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 강화, 수사기관 압박 등의 움직임 때문이다.

다크웹 등 음지에서 주목을 받던 모네로는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가상자산 침체기에 비트코인보다 적은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모네로는 15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테라·루나 사태, 기준금리 인상,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가상자산 침체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5월 초 229달러와 비교하면 34% 하락한 수치다. 간판 가상자산인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양호한 상황이다. 이날 비트코인은 1만685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5월 초 3만8307달러 대비 56%가량 급락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의 가격 등락률에서도 모네로가 비트코인을 앞섰다. 비트코인은 1.3% 올랐지만 모네로는 4.5% 넘게 상승했다. 전체 코인 시가총액 순위 23위다.

2014년 4월 개발된 모네로가 지금도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에서 탁월하기 때문이다. 최근 FTX 사태 이후 각국 규제당국과 수사기관의 압박이 커지면서 보안성을 갖춘 코인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모네로는 링 서명, 스텔스 주소 등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 링 서명은 모네로를 전송할 때 발신인뿐만 아니라 모네로 블록체인 그룹 내 다른 참여자의 주소를 결합한 여러 개의 계약 주소를 이용하게 된다. 다른 코인의 경우 발신인의 주소 하나를 통해 전송되지만 모네로는 링처럼 결합한 여러 주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발신자가 그룹 내 구성원인 것까지만 공개되고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없게 된다.

또 스텔스 주소 기능으로 일회용 주소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발신자와 수신자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거래를 하는 당사자만이 주소를 결정할 수 있고 타인은 연결할 수 없는 블록체인의 고유 주소에서 교환이 이뤄지게 된다. 거래 코인 수량뿐만 아니라 주소로의 송수신은 난독화를 거쳐 누가 거래에 참여했는지 파악할 수 없도록 한다.

링 서명과 스텔스 주소라는 이중 장치 덕에 모네로는 거래 내역을 추적하기 어려운 프라이버시 코인의 대표주자로 알려졌다. 다만 뛰어난 보안성 때문에 모네로는 불법 거래에 악용되기도 한다. 가상자산 리서치 플랫폼 쟁글은 "프로젝트는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송되는 금액뿐만 아니라 거래의 발신자와 수신자의 신원을 모두 모호하게 해서 사용자에게 높은 수준의 익명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기능으로 일부 사람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지만, 익명성이 불법 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라고 평가했다.

2020년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때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일당도 모네로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모네로는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근 가능한 다크웹 등에서 마약·음란물 등의 불법 거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2020년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때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일당도 모네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에선 '모든 암호화폐(비트코인·이더리움·모네로 등) 자금 세탁합니다. 불법 자금 은닉, 환전 컨설팅합니다'라는 홍보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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