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위험 신호 … 거래소에서 사라지는 코인들

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 거래소 보유량 ↓
“거래량 감소는 투자자 관심 감소 증거”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코인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수량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9일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은 215만7347개로 집계됐다. 글로벌 거래소 FTX 유동성 위기 이전인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50만18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 19일에는 2019년 12월28일 크립토퀀트 집계 이후 가장 낮은 214만197개로 줄기도 했다.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감소하면 매도보다 매수 압력이 높아져 코인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FTX 사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4000달러 넘게 하락하고, 최근 들어서는 열흘 넘게 1만6000달러대에 머무르는 등 시장이 냉각되면서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수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28~29일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1% 넘는 약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하락,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 감소는 거래량 급감으로도 연결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자료를 보면 28일 하루 비트코인 거래량은 170억571만달러(약 21조5615억원)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하루 평균 거래량인 309억11만달러와 비교하면 44.97% 급감했다. 또 FTX 사태로 나타난 패닉셀 이후인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 281억2881만달러와 비교해도 39.54% 줄었다. 이달 24일에는 하루 거래량 10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 수단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도 이와 유사한 모양새를 보인다는 점이다. 거래소 보유 스테이블코인 총량은 지난달 4일 358억7714만3484개를 기록한 이후 이달 28일에는 272억5676만3479개로 24.03% 감소했다. 이는 2021년 11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페깅(고정)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을 의미하며, 주로 거래 수단으로 활용된다. 침체가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거래를 하기보단 자금을 인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인 거래로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지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FTX 사태 등으로 코인 시장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라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는 점은 사실상 투자자의 관심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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