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덕에 3분기 성장률 0.3%…연간 전망치 2.6% 달성 가능(종합)

성장률 둔화세 가속 우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민간 소비 회복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0.3% 성장하면서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는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3분기 성장률이 역성장을 피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도달은 가능하겠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출이 꺾이면서 성장률 둔화세는 가속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10월 27일 공개된 속보치(0.3%)와 동일한 수치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같은 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출과 민간소비, 정부 소비 모두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오락·취미 용품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 등을 중심으로 1.7% 증가했다. 정부 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0.1%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7.9%나 성장해 2012년 1분기(9.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어 0.2% 감소했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설비투자 급증에 대해 "반도체 장비, 선박 등 운송장비 관련 설비투자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기저 효과가 있고 향후 반도체 수급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에 추세적 성장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줄었으나 운송장비·서비스 수출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해 2분기 역성장(-3.1%) 추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6.0% 증가하며 수출의 약 6배에 달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면서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 끌어내렸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민간소비(-0.2%포인트), 건설투자(-0.6%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되고, 설비투자(+2.9%포인트), 수출(+0.1%포인트), 수입(+0.1%포인트) 등이 상향 조정됐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은 전분기 -1.0%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하락했고, 내수가 1.7%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상승했다. 일상회복으로 소비가 증가했지만 수출이 큰 폭 줄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난 분기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은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은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8% 감소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정보통신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어 0.8% 증가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7% 감소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4조4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28조원에서 35조7000억원으로 더 확대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3%)을 하회했다. 총저축률은 32.7%로 전기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0%)보다 최종소비지출 증가율(2.2%)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민간소비에 힘입어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올해 성장률 달성은 가능할 전망이다. 최 부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4분기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연간 2.6% 성장은 달성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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