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셧다운' 눈앞…兆단위 피해 또 닥친다

[위기의 韓기업]①
퍼펙트스톰 맞은 기업들…역대급 시련의 시간
화물연대 노조 지난 6월 이어 또 다시 24일 총파업 돌입
물류 셧다운 공포에 첫 날부터 피해 속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산업 최일선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물류 현장이 멈추어 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특히 화물연대와 정부가 서로 상대를 탓한 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점이 우려를 키운다. 철도·지하철 노동조합까지 준법투쟁을 시작하거나 파업을 하기로 하면서 산업계 물류 전반이 멈춰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5일로 화물연대 총파업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은 한층 뚜렷해진 모양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일 강제성을 띤 ‘업무개시명령’ 카드를 발표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은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하면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한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호응했다.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에서 화물연대 회원들이 출정식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노동계에서도 반발했다. 화물연대는 당초 지난 6월 파업을 거뒀을 당시 약속과 달리 국토부에서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며 반발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서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어긋난다며 정부가 대기업 화주만 옹호한다고 비판했다. 그렇지 않아도 노정 간 간극이 컸던 상황에서 진실공방, 감정다툼으로 번지면서 출구전략은 더 요원해졌다.

운송거부 사태가 일주일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 일선 현장의 피해는 급속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대제철에선 전일 파업 시작과 함께 출정식이 열렸던 인근 사업장에선 제품 출하를 못 했다.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 멈춘 화물 자동차 뒤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다른 철강기업 관계자는 "원료를 받지 못해 생산 차질, 만든 제품을 보내지 못해 출하 차질, 재고 회전이 안 돼 매출 차질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건설·조선·가전 등 우리나라 주요 사업 부문마다 필수소재로 생산·출하가 제때 안 되면 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전일 일과 중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보다 절반 이상으로 쪼그라들었다. 컨테이너 운송은 화물연대와 관련한 다양한 업종 가운데서도 조합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해외 수출·입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파업 시 처음 엿새간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관련 업종의 피해액이 총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국내 제조기업의 수출까지 차질이 생기면서 대외 신뢰도를 갉아먹는 무형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본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은 "화주가 전국 곳곳에 나뉘어져 있는 만큼 모든 곳을 속속들이 살펴보긴 힘들겠지만,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한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예방 활동도 해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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