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정은 선물한 풍산개 파양 통보… 현 정부와 월 250만원 관리비 문제 이견

행안부·법제처 등 반대 의견으로 반년 넘게 예산 지급되지 않아
문 전 대통령 측 “입양 아닌 위탁관리 … 입장 정리되면 발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일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알렸다. 사진=청와대 제공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북측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를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문 전 대통령 측이 전날 오전 행정안전부에 '퇴임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갔던 풍산개 3마리를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풍산개 파양 통보는 월 250만원에 이르는 개 관리비 부담을 둘러싼 이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부가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문 전 대통령 측이 개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 풍산개 3마리 관리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된 협약서가 작성됐다. 문 전 대통령 측 오종식 당시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과 윤석열 정부 측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이 작성한 이 협약에 따라 행안부 내부에서는 한달 기준 개 밥값 35만원, 의료비 15만원, 관리 용역비 200만원 등 총 250만원의 예산 편성안이 만들어졌다.

매체는 행안부와 법제처 안팎에서 편성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반년 넘게 예산 실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아직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오늘 아침에도 문 전 대통령과 풍산개 한쌍이 다같이 산책을 다녀왔다"며 "국유재산인 곰이와 송강이를 저희가 입양한 게 아니라 현재까지 위탁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으로부터 풍산개 한쌍인 '곰이'와 '송강이'를 선물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하면서 곰이, 송강이와 함께 새끼 '다운이'를 경남 양산시 사저로 데려갔다. 다운이는 문 전 대통령이 원래 키우고 있던 풍산개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났다.

앞서 문 전 대통령 임기 만료를 앞두고도 풍산개 3마리의 거취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 바 있다. 대통령이 받은 선물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기록관에 보관되지만 생물은 이관이 불가능해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8일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대해 대화하던 중 풍산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풍산개 양육에 대한 물음에 '반려견으로 키우던 사람이 계속 키우는 게 맞다'는 취지에서 "대통령께서 데려가시는 게 어떻겠냐"고 답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그러고 싶다"고 답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탐사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