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일을 미루는 원인…완벽주의·우울·불안·ADHD·낮은 자존감·가면 증후군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할 일을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쯤 “지금 안 하면 죽음이다”하며 벼락치기로 일을 처리한다. 지금 미루면 나중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작업의 질은 떨어지며, 마음의 안정을 어지럽히는 등 결과가 뻔히 보이지만 미루는 사람들. 그들은 능력도 있고, 하려고 노력도 하지만,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 한다. 저자에 따르면 에 따르면 미루기는 게으름, 절제력, 시간 관리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다. 미루기는 완벽주의, 우울, 불안, ADHD, 낮은 자존감, 가면 증후군 등 심리학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심리를 이용해야 이 골칫거리 습관을 극복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미루기 사례와 심리학 및 신경과학 연구에서 기반한 미루기 극복 방법을 소개한다.

완벽주의자들은 대개 능력이 출중하다. 하지만 얼토당토않은 기준을 세워 놓고 일을 미루기 때문에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들의 경우 미루기는 ‘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는데’, ‘난 항상 일을 망쳐’ 등 자기비판을 부른다. 또한 완벽주의자는 종종 의도치 않게자 신을 향한 압박 강도를 주변 사람에게도 투영한다.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이 세운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비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_84쪽, 〈완벽주의, 일을 성공적으로 끝내도 만족하지 못한다〉 중에서

우유부단은 독특한 형태의 회피로, 이 경우 회피의 대상은 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물론 전략적으로 신중을 기해 결정을 연기하는 때도 있다. 그 사이에 정보를 얻어 더 만족할 만한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시간을 끌어 적극적으로 물건을 팔려는 영업 사원에게 더 좋은 할인 혜택을 얻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얻었음에도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히 결정 지연행동(decisional procrastination)일뿐이다. 우유부단에는 회피 경향이 깊게 뿌리박혀 있다. 결정을 미루면 책임지지 않아도 되고 결정의 여파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겪을 수 있는 후회나 두려움도 피할 수 있다. _193쪽, 〈회피란 무엇인가〉 중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게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당초 과업을 완수하고자 했던 이유를 우리 뇌가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보존을 가장 중요시하는 뇌는 에너지 소모가 필요한 일을 그만두라며 우리를 열심히 설득한다. 어떠한 과업의 중요성을 상기한 순간 노력이나 다짐, 생산성이 폭발하듯 솟구쳤다가 이내 의욕을 잃고 오랜 시간 무기력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건강한 음식 섭취, 운동, 휴식 시간 갖기 등의 활동을 통해) 뇌에 에너지를 계속 공급해줘야 하며, 이 과업에 에너지를 쏟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되새겨야 한다. _210쪽, 〈시작은 했는데 끈기 있게 해내려면〉 중에서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헤이든 핀치 지음 | 이은정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52쪽 | 1만7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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