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LNG 수출제한 검토…'아시아국가들 수입경쟁 확산 우려'

호주 ACCC, 정부에 수출제한 요청
"장기계약물 확보한 한·중·일은 여파 적을 것"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호주 정부가 자국 내수물량 확보를 목표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일부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LNG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아시아국가들의 LNG 물량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호주 불공정거래 규제당국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이날 자국 동부 해안지역에 내년 가스공급량이 일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수 물량확보를 위한 LNG 수출제한을 호주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나 카스-고틀리브 ACCC 위원장은 호주 정부에 '천연가스 내수확보 메카니즘(ADGSM)'을 발동할 것을 즉시 주문했다고 CNBC는 전했다. ADGSM이 발동되면 내수 물량이 부족할 경우, 호주 정부가 가스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개시된 올해 2월 이후 LNG 가격이 약 80% 이상 상승하면서 수급 압력이 심화됐다.

특히 호주의 LNG 수출차단이 현실화될 경우, 인접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가스공급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BC는 "호주 ACCC가 수출제한을 요구하고 있는 시장은 LNG 현물시장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할 여력이 없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가스공급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계약을 확보한 상태인 한국, 중국, 일본 등은 단기적인 여파는 아직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애널리스트인 샘 레이널드는 "LNG 수출제한은 장기계약으로 팔리지 않는 물량에 한해 이뤄질 것"이라며 "LNG의 70∼80%를 장기계약으로 구매하는 일본, 한국, 중국 같은 수입국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호주 천연가스 판매업체들은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천연가스 판매 로비단체인 호주석유생산탐사위원회(APPEA)는 내년 천연가스 내수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ACCC의 경고를 반박했다. 이 단체의 데이미언 드와이어 수석집행위원장 권한대행은 "천연가스를 수출해 온 이래 항상 국내 공급은 잉여상태였다"며 "수출과 내수 물량을 충분히 댈 수 있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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