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채은기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 예비경선 투표에서 ‘중앙위원 100%’룰을 최고위원 선출에 적용키로 하면서 당 지도부의 친명계 장악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 선출에는 국민여론조사 30%가 빠져, 당 내 팬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친명계 의원들이 중앙위 ‘컷오프’를 뚫지 못할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사실상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와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최고위원에서 ‘친명계’가 대거 탈락할 경우, 차기 지도부 진용이 ‘이재명 당대표 대 반(反)명 최고위원’ 구도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일 민주당 당무위에 따르면 당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제안했던 안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수정안이 대립한 가운데, 당 대표 선출에는 전준위안(중앙위원 70%, 국민 여론조사 30%)을 수용하되, 최고위원 선출에는 비대위안(중앙위원 100%)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상호 비대위가 관철시키려고 했던 권역별 최고위원 투표제, 당 대표 예비경선 시 중앙위 100%안은 폐기됐으나, 최고위원의 경우 비대위 안인 중앙위 100%안이 수용된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현재 친명계 그룹 중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양이원영, 이수진(동작을) 의원 등 거론 후보군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 중인 한 초선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중앙위는 다들 당을 잘 아는 사람들이고 당 내 평판을 기반으로 선출직 자격심사를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팬덤’층에만 지지를 받고 있는 의원들의 경우 이번 결정으로 컷오프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6년 당대표 예비경선에선 2강주자로 꼽혔던 송영길 후보가 중앙위원들이 결정하는 컷오프에서 탈락한 바 있다. 2010년 당대표 예비경선에서도 추미애 후보가 컷오프에서 떨어져, 본선의 문턱도 넘기지 못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중앙위는 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 많이 포진해있기 때문에 여러 정무적 상황을 고려해 탈락자를 정할 것”이라면서 “최고위원의 경우 ‘컷오프’로 희비가 갈리는 주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