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별 보러 가자’의 가수 적재가 어깨에 기타를 맨 체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플랫폼 ‘이프랜드’에 마련된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스마트폰 화면이 꽉 차도록 거대해진 적재는 공연 도중 수 벌의 옷을 갈아입으며 아바타 관객들을 만났다. 아바타 관객들은 공연을 보는 도중에도 자유자재로 아바타를 움직이면서 적재의 모습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2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27일 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 첫날 이프랜드에는 누적 8400명의 관객이 입장했다. 이프랜드 속 한 방의 최대 수용 인원은 130명가량이지만 여러 방을 마련해 많은 인원들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볼류메트릭 콘서트홀에서는 가수들의 3D 홀로그램 공연을 관람하고 다른 방에 마련된 토크 라운지에서는 미니 팬미팅이 열려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했다.
SK텔레콤은 이번 공연 준비 과정에서 100대가 넘는 카메라로 인물의 360도 전방위를 동시에 촬영해 실사 기반으로 입체 영상을 만드는 볼류메트릭 기술을 활용했다.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만든 혼합현실(MR) 제작소인 점프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점프스튜디오는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로 인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홀로그램 비디오로 구현한다.
볼류메트릭 기술의 관건은 ‘세밀함’이다. 사람 얼굴이 아이덴티티 규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에 실제 크기는 신체 비중에서 6분의 1 이하여서 세밀한 표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수 적재 역시 "볼류메트릭 기술을 통해서 기타의 디테일이라든가 세부적인 요소가 다 구현되는 게 신기했다"며 "마치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가수 윤지영도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다"며 "다음에도 가상현실(VR)에서 사이버 가수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새로운 시도로 도입된 3D 홀로그램 콘서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추세다. 2020년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슈퍼주니어 온라인 콘서트에서 3D MR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공연 당시 슈퍼주니어 멤버인 최시원은 ‘알라딘’ 속 지니처럼 거대한 MR 이미지로 등장해 관객들과 30초간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선사했다.
이 같은 시도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포트나이트’에서는 미국의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 바 있다. 당시 약 1230만명이 동시 접속해 공연을 즐겼다.
방탄소년단(BTS)도 포트나이트에서 ‘다이너마이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온라인 콘서트로만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네이버Z에서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버추얼 팬사인회는 4600만명이 참여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