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했던 美 고용시장에 균열…잇단 해고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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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근 나타난 대규모 해고 바람이 수년간 견고했던 미국의 고용시장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미국의 고용시장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으며, 강력한 노동시장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실제로 지난 몇 주 동안 기업들은 수만 명의 해고와 고용 동결 계획을 발표했다. 기술 구인 웹사이트 트루업에 따르면 대부분은 기술, 암호 화폐 및 크고 작은 부동산 회사가 이 같은 해고 또는 고용 동결 소식을 전해왔으며, 5월 이후로 최소 3만7000명이 해고됐다. JP모건체이스를 포함한 증권사와 은행도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관련 인원을 줄이고 있다.

소비자 수요 둔화,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등이 결합되며 상황은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알루미늄 생산업체 인 센추리 알루미늄은 600명의 직원 해고 소식을 최근 전했다.

경제 데이터는 더 많은 것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제조업의 초과 근무 시간은 3개월 연속 감소해 2015년 이후 가장 긴 감소세를 보였다. 주간 수치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평균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고, 전국의 임금 상승률은 냉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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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슈워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거가 쌓여가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은 확실히 교섭력을 일부 상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전환점에 와 있으며 Fed는 그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들은 이제 노동 시장이 둔화될 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둔화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Fed가 6월 1994년 이후 최대폭 금리인상(0.75%포인트)를 선택한 데 이어 제롬 파월 의장이 다음 회의에서도 최소 0.50%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이 같은 논의는 더욱 굳어졌다.

지금까지 부동산과 같은 금리에 민감한 산업 국한됐던 해고 바람이 다른 산업군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은 더 높아진 차입 비용기술 회사들도 더 높은 차입 비용과 씨름하고 있다. 현재 해고 중인 많은 회사들은 경제가 재개되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유입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팬데믹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직원을 고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는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같은 가상화폐 기업들은 지난해의 폭발적인 성장에 이어 급격한 타격을 입어 해고가 불가피해졌다.

통신은 "Fed의 금리인상은 노동 수요를 포함해 모든 수요를 둔화시키게 돼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은 실업률이 2024년까지 4.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최근 월스트리트 추정치와 비교할 때 낙관적인 편이다. 노무라는 2024년 말까지 실업률이 작년 6월 수준인 5.9%에 달할 것으로 봤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트로이 루드카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은 현재 강세지만 악화되고 있으며 매우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면서 실업률이 2023년 초까지 최소 5%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고용시장) 긴장은 1년 전에 보았던 엄청난 성장에 대한 반응"이라며 "지금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노동 시장이 둔화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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