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 생기고 번지는 '원숭이두창' … 수두·홍역과는 어떤 차이?

손·발바닥에 집중되고 림프절 통증 있어
대부분 4주 이내에 자연회복 가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와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같은 시기 또다른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던 외국인 1명의 병명은 원숭이두창이 아닌 수두로 최종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의 주 증상인 수포성 발진이 겉으로 보기엔 수두나 대상포진 등 다른 질환과 비슷하지만, 발진의 모양이나 번지는 양상, 목과 겨드랑이의 림프절병증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25일 질병관리청과 대한감염학회 자료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환자는 대개 38.5℃ 이상의 급성 발열과 두통, 림프절병증, 근육통, 요통, 심각한 허약감 등 무기력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뒤 얼굴 중심으로 발진이 나타난다.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구진성 발진은 수포(물집)나 농포(고름이 차 있는 상태)로 몸의 다른 부위로 확산되는데,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입, 생식기, 안구 등에도 나타난다. 이같은 증상은 약 2~4주간 지속되다 발진이 가피(마르면서 굳은 딱지) 단계로 진행되면서 대부분 4주 이내에 자연 회복된다. 보통 감염 후 5~21일, 평균 6~13일 이내에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부 환자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료는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대응하는 대증치료가 일반적이나 중증 감염자의 경우 두창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나 면역글로불린을 쓴다. 소아나 면역저하자 등은 중증 감염의 확률이 높은데, 폐렴이나 뇌병증, 패혈증 등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같은 원숭이두창의 수포성 발진은 다른 피부질환과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외형만 보고 구별하기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수두는 원숭이두창과 마찬가지로 수포와 농포가 전신까지 퍼지는 특징이 있다. 원숭이두창은 발진이 머리부터 팔다리 쪽으로 진행되는 반면 수두는 주로 몸통 쪽으로 진행된다. 또 원숭이두창은 발진의 경계가 명확하지만 수두는 경계가 불명확하다. 원숭이두창 환자 약 75%에게서 손·발바닥 발진이 관찰되지만, 수두의 경우엔 드물다. 목과 겨드랑이에 단단한 압통이 동반되는 림프절병증 또한 원숭이두창에서 두드러지는 증상이다.

대상포진 역시 수포와 농포가 생기지만 신경절(피부분절)을 따라 띠 형태로 나타나 비교적 구분이 쉽다. 대상포진이 전신으로 퍼질 경우 구분이 어렵지만, 수두와 마찬가지로 발진이 손·발바닥까지 퍼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반면 홍역의 경우 발진이 전신에 나타나지만 수포나 농포가 생기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이달 8일 제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는 의무적으로 입원 격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료기관은 검역소나 의료기관, 보건소 등에 의심환자를 신고할 의무가 있고, 방역당국은 별도의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다음달 중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또 이 치료제가 도입되기 전에 활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시도포비어'와 '백시니아면역글로불린' 100명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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