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여성 우선' 발언 이틀만에 '여성'만 지명(종합)

교육 박순애·복지 김승희… '능력 위주' 인사기조 바뀌나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교육부 장관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국회의원을 지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후보자 낙마로 공석이 된 교육부 장관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국회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또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지 이틀만에 장차관급 후보자 3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운 것이다. ‘능력 위주’의 윤 대통령 인사기조가 바뀌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후보자의 경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역임해 윤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김 전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역임한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로 20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실은 "현장과 정부, 국회에서 쌓아온 경륜과 전문성이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대통령실의 추가 인선 발표로 앞으로 남은 장관급 인사, 차관 인사 등에서도 여성 적임자를 우선 고려하는 방안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능력 위주,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으로 불리던 윤 정부의 인사 기조에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앞서 윤 대통령은 남은 부처 장·차관을 임명할 때 여성을 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능력 위주’의 인사를 고집하며 여성 할당, 지연 안배 정책과 거리를 뒀다. 하지만 1기 내각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여성 홀대, 호남 홀대와 같은 새 정부 인사 프레임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다. 특히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새 정부의 ‘남성 편중’을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밝힌데 이어 최근 국회의장단과 만찬 자리에서도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며 기존 인사 기조와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무조건 여성을 임명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여성들이 근무 과정에서의 불이익으로 평가 역시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우려를 감안해 이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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