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産 테슬라 말고도 더 있다'…한반도 공습 거세진 中 전기차(종합)

중국산 전기차 습격
국내 中 전기차 수입액 올 4월까지 4200만달러
1년새 645%↑…美·獨 이어 세번째
수량 기준 美 이어 2위
中 공장 생산 테슬라·폴스타 등 유입
버스·트럭 등 현지기업 상용차도 늘어
韓, 中 수출물량 올해 0건

중국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 공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올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전기자동차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유럽 브랜드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트럭이나 버스 같은 물량은 중국 현지 브랜드 모델도 상당수 국내 유입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이 상당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전기차를 통해 한국 시장 침투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기차 수입금액은 3억3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한 나라는 미국과 독일이 각각 1억3200만달러로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42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건 중국의 증가율이다. 전기차 수입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줄곧 최다수입국으로 있던 미국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줄어든 반면 중국은 645% 폭증했다. 독일은 같은 기간 두 배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늘어난 건 국내 수요가 많은 테슬라나 폴스타의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본사 미국에 이어 상하이에서도 수요가 많은 모델3와 모델Y 등을 생산, 인근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물량은 당초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됐다가 이후 한국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의 한 전기차충전소에서 충전중인 테슬라 차량<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역시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폴스타2를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자동차등록현황을 집계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테슬라는 2703대, 폴스타는 729대가 국내 새로 등록됐다.

특히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브랜드 수입 물량이 크게 늘었다. 동풍소콘의 전기트럭 마사다는 지난 한 달에만 346대가 신규 등록돼 수입 상용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대수를 기록했다. 중국 브랜드 CHTC의 전기버스 에픽시티도 48대 팔려 상용차 모델 기준 5위에 올랐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내연기관차는 중국 내 생산물량이 대부분 현지에서 팔리는 데 그쳤으나 전기차는 다르다"며 "상대적으로 기술장벽이 낮은 만큼 신규 업체에서도 적극 개발·생산에 나섰고 막대한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으로 인근 수출물량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매장에 전시된 현지 전기차업체 니오의 EP9<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연기관 기술격차 못 접힌 中"전기차는 다르다" 자신감우리나라 포함 인근국가 수출 늘려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로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마다 수출이나 수입 등 교역이 주춤하지만 전기차는 사정이 다르다. 우리나라 역시 전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늘고 수입은 1% 줄어드는 등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부품이 없어 완성차 생산을 제때 못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주요 도시가 봉쇄되거나 공장을 멈춰세우면서 우리나라나 일본 공장 다수가 영향을 받았다. 유럽 메이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공장 가동을 못하거나 물류가 차질을 빚어 부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전기차 생산·판매는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초기 주도권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 역시 전기차 수출은 68%, 수입은 40% 이상 늘었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국 전기차 수입금액 기준은 미국·독일에 이어 세번째며, 수량(대수) 기준으로도 미국에 이어 2위다. 중국이 지난 4, 5년간 압도적인 격차로 수입 전기차 1위를 유지해온 미국과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지난 1~4월 미국에서 수입한 전기차는 2781대, 중국산 수입차는 2753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한 달 집계만 보면 중국이 931대로 2위 독일보다 두 배가량 많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테슬라·폴스타 해외 브랜드 성장세에현지 완성차·스타트업 전기차 개발 박차상용차 시장은 현지 브랜드 판매 상위권

생산지는 중국이지만 미국 기업 테슬라나 유럽에 적을 둔 폴스타의 승용 전기차 등 브랜드는 비(非) 중국계인 물량이 대다수다. 중국 현지 업체가 만든 상용차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수입 역시 크게 늘었다. 중국 동풍소콘의 소형 전기트럭은 지난달에만 346대가 새로 등록, 단번에 수입상용차 모델별 판매량으로 누적 기준 2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중국에 극히 일부 물량의 전기차를 수출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이 한 대도 없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완성차 생산·판매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막대한 시장을 등에 업고 해외 유수 브랜드와 합작형태로 생산공장을 유치하기도 했다. 외국기업으로서도 중국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현지 생산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었고, 중국 정부나 업체 역시 해외 완성차 메이커로부터 기술이나 생산역량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등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중국판 테슬라'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리샹의 전기 SUV<사진제공:홈페이지>

그럼에도 중국 완성차 회사로는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한 개발·제조 노하우를 짧은 시간 안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간 중국의 내연기관 차량 수출이 많지 않은 배경이다.

전기차는 상황이 다르다. 모터를 중심으로 한 구동기술이 엔진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데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배터리 기술 역시 일찌감치 갈고 닦았다. 중국판 제2 테슬라로 꼽히는 샤오펑·리샹·니오는 전기차는 물론,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국 내 전기차 생산·판매가 늘면서 몸집을 키운 CATL은 세계 최대 배터리회사로 떠올랐다. CATL은 자국 업체에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테슬라나 BMW, 폭스바겐 등 해외 다수 브랜드에도 공급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