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주기자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한때 시가총액 10위권에 들었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3900만원대에서 보합세를 보이며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15일 오후 8시 55분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3991만2000원으로, 24시간 전보다 0.13% 내렸다. 같은 시간 빗썸에서는 3.19% 오른 3988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하락하며 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4000만원선 아래로 내려갔으며, 루나·테라 급락 사태가 가시화한 지난 12일에는 3700만원(업비트 기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로, 테라USD(UST)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이에 UST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말려들었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는 1달러 가치를 담보해주는 자산 대부분 루나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보장하는 담보물이 암호화폐인 것이다.
2주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됐던 루나는 99% 이상 폭락하며 13일 한때 1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업비트, 고팍스, 빗썸 등 국내 거래소와 일부 해외 거래소는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업비트와 코인원, 코빗은 지난 13일 루나 입출금을 중단했다. 하지만 아직도 상장 폐지 직전까지 차익을 얻으려는 '죽음의 단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루나는 이날 오후 현재 업비트 BTC마켓(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거래)에서 0.78원대, 코인원과 코빗에서는 0.4원대에서 움직였다.
비슷한 시간 국내 거래소인 빗썸과 고팍스에서 루나는 1400원대 안팎에서 거래됐다. 다른 거래소보다 1∼2일 앞서 입금을 막으면서 가격 폭락의 영향이 제한된 영향이다.
이번 대폭락 사태는 루나를 담보로 한 UST의 페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떨어졌을 때 루나로 UST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UST의 가격을 다시 올린다. UST 가격이 내려가면 루나의 통화량이 늘어나는 구조다. 결국 UST 가격이 내려가 루나의 발행량이 늘어나면 루나의 가격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코빗리서치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7일 UST 매도 물량이 대거 유입되며 가치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디페깅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루나가 대거 유통됐는데, 통화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발생했고 이에 연동된 UST 가격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