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톺아보기④]경찰 ‘로펌 러브콜’ 는다?…현장의 말은 달랐다

검경수사권 조정 이슈
"작년, 경찰 출신 인재 대거 채용"
고용부 출신 공무원에 관심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경찰이요? 이미 많이 모셨죠. 지금은 고용노동부가 타깃이죠."

이른바 ‘검수완박’법 시행을 앞두고 로펌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로펌 입장에서는 경찰 출신 영입도 중요하지만 수임건수와 수입액 등을 고려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김앤장, 화우 등 국내 대형 로펌들은 검찰, 고용부 공무원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재철 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권영순 전 고용부 노동정책실 실장 등이 로펌으로 가기도 했다.

이명수 법무법인 화우 경영전담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슈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영입을 진행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한 인재를 추가로 계속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대재해와 관련해선 "핵심인력인 고용노동부, 산업현장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로펌 관계자도 "로펌도 영리 추구를 기본적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히 사건 건수가 많다는 것보다는 규모가 크고 복잡한 사건을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경찰 영입이 활발했는데, 실제로 그들이 성과를 낼 만한 사건이 얼마나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역량 발휘할 부분이 크지 않았다면 오히려 추가 영입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산업·건설·공사 현장 등에서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형사처벌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사고 현장에 관련된 기업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기업으로서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직접 수사권을 가진 경찰과 고용노동부 출신 공무원 영입이 활발하다. 중대재해의 경우 ‘기업형 사건’이 많기 때문에 일반 형사사건보다 대응이 까다롭다는 것도 눈여겨보는 이유다. 건설과 시멘트기업의 사건을 수임한 화우의 경우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현재 중대재해 사건은 대부분 경찰 수사 단계나 검찰 송치 단계에만 머물러 있어, 향후 검찰에서 기소하는 선례가 생기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 출신 선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사통’ ‘경찰대 출신’ ‘강남 등 수도권 경찰서 근무’ 이력 등을 가진 경찰들은 기업체나 로펌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일선서 소속 경찰은 "과거에는 인맥이 많았던 정보 출신 경찰들을 뽑았다면 이제는 초기 수사 단계부터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사 쪽 경찰이 인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검수완박 이전 검사나 판사 출신이 로펌에 가던 현상들이 일부 경찰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찰 공무원의 로펌 이직 재취업 현황’을 보면, 심사를 받은 사례는 48건으로, 2020년(5건)보다 9.6배나 증가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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