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사라진 중국의 딜레마…소비 마이너스(종합1)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로 2020년 8월 이후 다시 위축
특별채권 발행 덕에 인프라 투자만 고공비행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소매판매(내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 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소비가 급랭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5% 내외'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8%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올해 중국 성장률 목표치 5.5% 내외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中 성장 엔진에 빨간불

올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하는데 그쳤다. 중국 내부에선 성장률 5%를 기준으로 5% 이상이면 중국 경제가 괜찮은 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5.5% 이상 성장하면 중국 경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5% 이하면 좋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블룸버그와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 등이 전망한 4.2∼4.5%보다는 높지만 심리적 기준인 5% 아래다. 또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 5.5% 이내 보다 0.7%포인트나 낮다.

문제는 2분기다.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진화라는 숙제가, 외부적으로는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ㆍ중 갈등이라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제로(0)' 늪에 빠진 중국 경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내수다. 중국은 '제로(0) 코로나'로 상징되는 강력한 방역 정책에 힘입어 세계 주요국 중 팬데믹 충격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국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는 중국식 방역 정책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3.5%를 나타냈다. 그나마 1∼2월 2개월간 6.7% 증가한 것이 하락 폭을 막았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3월 정점(34.2%)을 찍은 뒤 지난해 12월 1.7%까지 떨어졌다. 중국 소매판매는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1∼2월 마이너스 20.5%까지 떨어졌다. 이후 7개월간 마이너스를 보이던 소매판매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8월(0.5%)다. 중국 정부의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3월 34.2%까지 상승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석탄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다시 상승 폭이 둔화됐고, 지난해 12월에는 1.7% 성장하는데 그쳤다.

내수는 중국 경제 성장의 주요 기반이다. 지난해 중국 GDP에서 내수 기여도는 65.4%에 달한다. 내수는 중국 경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봉쇄 정책이 소상공인과 근로자의 수입 감소로 이어져 소비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생산 역시 3월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발표된 산업생산은 5%로 집계됐다. 산업생산은 1∼2월 7.5% 증가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감염병에 발목이 잡혔다.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경제의 딜레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지급준비율(RRR)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경기 하방 압력 특히 봉쇄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 선제적으로 RRR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0.5%포인트 인하 이후 4개월 만이다. 0.25% 포인트 인하로 시중에 5300억 위안(한화 102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돈이 시중이 풀려도 돈을 쓸 주체가 집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또 지방정부의 특별채권 발행이 쏟아지면서 이미 시중에 적지 않은 자금이 풀려 있다. 올 1분기 중국 위안화 신규 대출 규모는 8조3400억위안(161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36억위안 늘었다.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분이다. 3월 말 기준 시중에 풀린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M2(광의통화)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난 249조7700억위안(4경8411조원)에 달한다.

실제 올 1분기 중국 고정자산(인프라)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9.3%나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1차 산업 6.8% 증가, 2차 산업 16.1% 증가, 3차 산업 6.4% 증가 등 적지 않은 돈이 경기 부양을 위해 사용됐다.

중국 정부가 봉쇄라는 기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돈만 시중에 풀릴 뿐 소비와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클릭만으로 중국 경제를 떠받칠 수 없다. 올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 지도부의 고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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