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나란히 1분기 '최대 매출'…'실적 보릿고개' 가뿐히 넘었다(종합2보)

전통적 비수기에 모두 최대 실적 '눈길'
1분기 매출 쾌조…삼성 '71조', LG '21조'
2분기도 모두 호실적 예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두 기업은 각각 71조원, 21조원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통상 전자업계의 '보릿고개'로 여겨지는 1분기에 이뤄낸 역대급 성과다.

삼성전자의 경우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업황 개선과 새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 흥행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 호조에 특허권 수입 등 일시적 요인이 더해져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 나란히 '역대급 실적'=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1분기 매출 75조1454억원, 영업이익 13조1031억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6% 올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0.5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32%나 늘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1.66%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3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 7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액 300조원, 영업이익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도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21조1091억원,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규모다. 당초 시장은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물류비용 증가 그리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LG 전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10.5% 감소한 1조355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은 반도체·갤럭시S22, LG는 프리미엄 가전이 '일등공신'=삼성전자의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우려했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적은 덕에 통상 실적이 가장 낮은 1분기 ‘보릿고개’를 가뿐히 넘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부터 글로벌 공급망 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을 감안할 때 ‘반도체는 역시 삼성’이라는 성공 공식을 재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정 집계치인 만큼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반도체에서만 25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가 전자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라는 특성상 지난해 3, 4분기보다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았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확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뜻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이 각각 6.2%, 5.1%에 달할 것으로 봤지만, 상황은 이보다 훨씬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은 두 달째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D램 가격 하락세는 2분기에도 이어지겠지만, 낸드의 경우 글로벌 제조사들의 공급량 감소 영향으로 2분기 5~10% 반등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호실적 배경으로 이 같은 메모리시장의 ‘빠른 회복세’를 지목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 증가율은 모두 한 자릿수 초반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각각 보합, 3% 증가 등 양호했다"고 했다.

1분기에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가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점도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작인 갤럭시 S21보다 판매량 100만대 돌파가 2주 정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월 말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2만3000대 이상씩 팔렸다는 뜻이다.

LG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생활가전과 TV 판매가 늘어난 것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비경상 비용(전사 인적구조 쇄신을 위한 HR비용) 감소와 일시적인 특허 수익이 더해져 영업이익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낸 설명자료에서 "각 사업본부가 실제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규모는 시장의 기대치와 유사한 수준"이라면서도 "조직의 역동성 제고 차원에서 진행한 전사의 인적 구조 쇄신 비용이 반영되며 최종적으로 시장 기대치와 많은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인적 구조 쇄신을 위한 비용은 희망 퇴직 등으로 인한 퇴직금 비용 등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에 일시적 특허 수익 증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2분기도 호실적 예상=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등 글로벌 주요 낸드 제조사들의 공장 가동중단 이슈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고 부품 수급 이슈 장기화에 따라 반도체 가격 반등 시점이 더욱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특히 수율(제조제품 중 정상제품 비율) 이슈가 불거졌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의 상황도 최근 나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의 기저효과로 올해는 매출액에 상당한 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LG전자도 글로벌 공급망관리와 사업 구조 효율화, 원가 구조 개선 등의 노력에 힘입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전자의 2분기 실적을 매출 17조9000억~18조원, 영업이익 1조1600억~1조2000억원대로 내다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소폭 증가, 영업이익은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편 두 기업의 잠정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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