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vs '드디어 해제?'…실외 '노마스크' 실현될까

정부 "2주간 안정 시 실내 마스크 외 모든 방역 해제 검토"
실외 노마스크 앞두고 '기대반 우려반'

서울 강남대로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마스크 답답해서 얼른 벗고 싶어요.", "실외라도 확진자가 이어지는데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 아닐까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이르면 18일부터 해제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야외에선 감염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만큼,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에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후 2년여간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일부 시민들은 감염 위험 등을 우려하며 마스크 착용 해제에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더라도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정부는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를 완화하는 동안 코로나 유행이 확연히 감소세로 전환하면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을 제외한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2주간 감소세가 유지되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인다면 최종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정도를 제외하고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방역규제를 해제하고 일상에 가까운 체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자유롭게 모임을 갖거나 행사 등에 참석할 수 있으나,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완만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강진형 기자aymsdream@

이 가운데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김모씨(24)는 "이미 카페나 식당 같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런데 마스크 착용을 계속 의무화하는 것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실외부터 서서히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야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실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문진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 류병한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감염내과 임상교수 연구팀은 2020년 12월까지 국제학술지에 실내공간에서의 호흡기계 질병 감염 위험을 주제로 발표된 5만9179편 문헌을 검토해 최종 147편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개방공간 대비 실내공간에서 4.08배의 전파 위험을 보였고, 특히 주거공간(8.30배), 비행기(7.30배) 등에서 위험도가 높았다. 즉, 코로나19 전파 위험은 실내공간이 개방공간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가 아직 성급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고모씨(27)는 "지인이 한 달 전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온몸에 근육통이 오고, 잔기침을 많이 해 밤에 잠도 못 잤다고 했다"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더라도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일단은 계속 쓰고 다닐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또 실외에서는 벗어도 되고, 실내에서는 계속 써야 하면 혼란스러울 것 같다. 특히 집 앞 편의점 등을 나갈 때 분명 마스크를 안 쓰고 나가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럼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노마스크인 채로 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인데 걱정이 되긴 한다"고 했다.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 보건소 의료진이 신속항원 검사 키트를 줄지어 놓고,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행 마스크 착용 지침에 따르면 현재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 산책, 자전거 타기, 등산 등 실외 활동 중에는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길거리에서 2m 거리를 유지하는 게 사실상 애매하고, 공공장소 등에선 거리두기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보니 실내외 어디서든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앞서 정부는 두 차례 실외 노마스크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백신 접종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1차 접종자에 실외 노마스크를 허용했으나, 당시 4차 대유행으로 나흘 만에 철회됐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으로 12월 중 실외서 마스크를 벗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했지만, 확진자 폭증으로 무산됐다.

한편 야외 마스크 해제에 대해 당국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마스크 문제보다는 지금 남아있는 영업시간·사적모임 규모, 대규모 행사들의 제한을 해제하는 데 더 우선순위가 있다"며 "(2주 후에도) 위중증·사망자 등의 상황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면 거리두기를 계속 해제하면서 일상체계 쪽으로 (전환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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