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 상승에 치솟는 사료·비료株…실적은 '글쎄'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사료주와 비료주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하지만 곡물 가격 상승이 반드시 이들 기업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사료는 직전 2거래일 동안 59.79%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가격지수(FFPI)가 140.7(2014-2016년 평균=100)을 기록하고 곡물가격지수도 144.8로 크게 올랐다. 이는 사료 업체들이 그만큼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자극했고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가 상승이 반드시 기업 실적 상승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중남미 지역의 가뭄과 중국의 곡물 수입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해 세계식량가격지수와 곡물가격지수는 각각 125.7, 131.2을 기록했다. 당시 옥수수, 밀, 콩 등 주요 곡물 국제 가격은 2013년 이후 8년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처럼 곡물 가격이 상승하자 올해와 마찬가지로 현대사료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초 1만3250원에서 5월 3일에는 2만250원을 기록해 52.83% 급등했다. 다만 실적은 주가 급등만큼 개선되지 않았다. 현대사료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6%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 7억2529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0년에 비해 매출액은 28억2906만원 증가했지만 매출원가 오름세가 77억2959만원으로 더 컸다. 그 결과 매출총이익이 전년보다 49억원 감소했다.

비료업체인 조비도 지난해 8월3일 주가가 연초대비 75% 상승한 3만3250원까지 찍었다. 지난해 7월 30일에는 22.35% 급등하기도 했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 증가를 위해 비료 수요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지난해 조비의 매출액은 14.9%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38.4% 감소했다. 회사 측은 "원가율 상승에 의한 매출총이익 감소와 용역 수수료 등 판매관리비 증가"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곡물 가격 상승이 무조건 실적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곡물이 원재료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까진 판가 인상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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