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졌다던 中 반도체 굴기, 2년 뒤 韓 위협한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매출이 증가세가 빨라 2024년에는 한국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이 몰아붙였던 '반도체 굴기' 행보가 꺾였다는 기존의 분석을 뒤집는 전망이다.

16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대만을 넘어섰고 유럽과 일본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국 기업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2020년 9%에서 2024년 17%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반도체 매출이 향후 3년간 연평균 30% 성장한다는 전제 하에 중국 반도체 산업은 2024년 연 매출 1160억달러(약 138조원)로 확대돼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을 20%로 전제했을 때는 2024년 점유율이 11%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점유율은 향후 3년간 큰 변화가 없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향후 3년간 2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SIA는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2020년 10%포인트 가량 격차가 났던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 차이는 2024년 3%포인트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크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물론 국가적인 지원과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 등에 대규모 투자와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업계에서는 목소리를 높인다.

이같은 위기감은 미국에서도 커지고 있다. 업계 1위인 미국의 경우에는 2015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의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40%선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됐다.

SIA는 "중국이 총 260억달러에 달하는 28개의 추가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 제조 공급망 구축을 해나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를 제조하는 신생기업들은 정부의 인센티브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5년 전 3.8%에 불과했던 중국의 반도체 점유율은 미·중 긴장 고조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조달 특혜 등 국가 차원의 노력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분석은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에서 최근 3년간 최소 6개의 대규모 반도체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보도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WSJ는 중국의 반도체 육성 실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취안신집적회로(QXIC)를 꼽고 "이들 프로젝트에 중국 정부는 최소 23억달러를 지원했다. 일부 기업은 단 한 개의 반도체조차 만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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