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나선 증권사...주가 부양 효과는 '글쎄'

매입 이전보다 주가 하락多
주가 방어 소기의 성과 달성
성과급 지급 위한 처분 빈번
'주주가치 제고' 목적 훼손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올 한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증권사들의 주가 부양 효과는 실제 어땠을까. 결론은 자사주 매입 이전보다 주가가 하락한 곳이 더 많았다. 다만 최근 증권 업종 주가가 전체적으로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주가 방어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KTB투자증권·SK증권·신영증권 등이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 지난달 메리츠증권은 삼성증권과 1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3월과 6월 각각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에 이은 세 번째 자사주 매입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월과 9월 두 차례 자사주를 사들였다. 총 매입 규모는 보통주 2050만주와 우선주 300만주이다. KTB투자증권도 두 차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SK증권은 보통주 1900만주를 내년 1월13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직접 취득할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1·2·4·7월 등 네 차례에 걸쳐 15만8532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들 증권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일 대비 전날 기준 주가를 살펴보면 SK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주가 부양 효과가 컸다. SK증권은 자사주 매입 공시 당시 878원이던 주가가 1000원으로 13.9%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11월 자사주 취득 공시 후 11.4% 상승했다. 반면 KTB투자증권(-14.9%), 신영증권(-6.3%) 등은 자사주 취득 공시에도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미래에셋증권도 자사주 매입 발표 당시 주가 8680원 대비 0.4% 하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삼성증권(-8.2%), 한국금융지주(-8.4%), 키움증권(-8.5%) 등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은 작았다.

진정한 의미의 주주친화 정책을 위해서는 매입한 자사주의 소각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입한 자사주가 다시 시장에 나올 경우 주주가치 제고란 당초 목적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다시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빈번했다. 대신증권은 전날 임직원 성과급 지급 목적으로 4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2월 21억원 규모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성과급 지급 목적의 자사주 처분이다. 신영증권 역시 3월 임직원 성과 보상 목적으로 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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